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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태원준] 냄새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냄새’라는 단어가 열다섯 번쯤 나온다. 1970년대 도시개발에서 소외된 빈곤층의 현실을 작가는 여러 가지 냄새로 묘사했다. 난장이 김불이씨 가족이 사는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무허가 판자촌인데, 부유한 이들의 ‘주택가’와 개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김씨의 아들 영호는 두 동네를 냄새로 구별한다. 주택가 골목에선 고기 굽는 냄새가 나고, 판자촌 풀밭에서 곧잘 울음보가 터지는 여동생에게선 풀냄새가 났다. 여동생은 엄마에게 오빠의 행실을 고자...
입력:2019-06-04 04:05:01
[돋을새김-남도영] 다뉴브강 비극과 작은 진전
허블레아니호의 비극이 발생한 것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4시5분이었다. 주헝가리대사관이 사고를 알아차린 것은 1시간쯤 뒤였고, 45분 뒤인 오전 5시45분 외교부에 긴급 보고를 했다. 외교부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관저를 찾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고 사실을 보고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확한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첫 번째 지시를 내린 것은 오전 8시였다. 문 대통령은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구조 활동을 지시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대본이 구성됐다. ...
입력:2019-06-04 04:05:02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애견공동체
요즘은 사회가 삭막해서 이웃끼리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사 온 지 다섯 달밖에 안 되었지만 남편은 벌써 동네에서 많은 사람을 사귀었다.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오면 이웃들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쫑이 엄마는 지금 대만 여행을 갔다든가, 희망이네 집에는 시골에서 장인어른이 올라오셨다는 둥 이웃집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 며칠 전에는 사랑이 아빠가 갑자기 출장을 가게 되었다면서 사랑이가 하룻밤만 우리 집에서 지내면 안 되겠냐고 했다. 그렇다. 쫑이도, 희망이도, 사랑이도 우리 동네에 사는 개 이름...
입력:2019-06-03 04:10:01
[가리사니-정건희] 스포일러
지난 목요일 늦은 밤 서울 용산의 한 멀티플렉스. 자정이 코앞인데도 들고나는 인파로 매표소 앞은 혼잡했다. 야근 후 헐레벌떡 뛰어 온 탓에 화장실에 들러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 참느라 혼났네.” “야 그래도 첫날 보러오길 진짜 잘했지 않냐?” “말도 마. 스포 당할까봐 종일 제목에 ‘기’자만 봐도 뒤로 가기 눌렀잖아.” “내 말이. 난 댓글에 당할까봐 뉴스도 안 봤어.” “야 근데 마지막에…” 순간 ‘아 망했다. 그만해!’ 생각하며 잰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무엇 ...
입력:2019-06-03 04:10:01
[한마당-라동철] 대통령의 휘호석
대통령의 친필 휘호석이 설치된 공공시설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중요한 공공건축물이나 도로 등인데 그곳에 휘호를 남긴 것은 자신의 업적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게다. 휘호석을 가장 많이 남긴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문화예술의 전당’이란 휘호를 새긴 세종문화회관 기념석, 서울 독립문~홍제동 구간 도로확장을 기념해 설치한 ‘무악재’ 비석, 서울 은평구 구파발 통일로 입구에 있는 ‘통일로’ 비석 등의 글이 그의 친필이다.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 벽면을 장식한 휘호도 그의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
입력:2019-06-03 04:05:02
[뉴스룸에서-권기석] 식약처의 보수성은 왜 허물어졌나
미국의 논픽션 작가 프랜 호손이 쓴 책 ‘식품의약국의 내부(Inside the FDA)’를 보면 신약 허가권을 가진 당국은 늘 두 가지 실수의 위험에 처해 있다. 첫 번째 실수는 허가한 신약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는 1950~60년대 ‘탈리도마이드’ 사건이다. 이 약은 독일에서 개발돼 입덧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많은 유럽의 임신부가 복용했지만 결과는 끔찍했다. 임신부 수천명이 팔다리가 없는 아기를 낳았다. 다만 미국은 이 비극을 피했다. 약의 안전성을 의심한 미 FDA가 이 약을 허가하지 않은 덕택이었다. 신...
입력:2019-06-03 04:05:02
[김명호 칼럼] 대통령이 여름휴가 가서 생각해야 할 것
선의가 좋은 결과를 담보하지 않고, 지도자는 늘 정책 결과에 의심 가져야…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기 때문 꼬인 국내외 상황으로 대통령 말에 화가 배어 있어… 휴가 때 명분·정의보다 냉정하게 현실에서의 미작동 원인 살펴보길 1993년 미국 아이오와주 연방상원의원 톰 하킨이 아동 노동착취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아동노동억제법’을 발의했다. 당시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가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다국적기업의 하청 의류공장에서 일했다. 이들의 처참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을 타개하기 위한 법안이었다. 미 ...
입력:2019-06-03 04:05:02
[한마당-배병우] 접대 외교의 달인, 아베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각국 정상 간에는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은 아첨과 환대, 호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다. 트럼프가 측근의 조언을 잘 듣지 않고 즉흥적이며 나르시시즘 성향이 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변덕과 분노가 자국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게 주요국 지도자의 첫째 책무가 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26~29일 트럼프의 3박4일 일본 방문은 그 경쟁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당할 자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앞으...
입력:2019-06-01 04:10:01
[살며 사랑하며-최주혜] 미운 오리의 꿈
덴마크 왕세자 부부가 방한했다는 뉴스를 듣고는 옛 사진첩을 꺼내보았다. 함께 보던 남편이 “여기서도 찍었네” 하며 사진 한 장을 건넨다.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 있는 안데르센 동상 앞에서 찍은 독사진이었다. 들여다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동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데르센, 그의 나라 덴마크에서 잠시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내가 동화를 쓰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어릴 때 사촌들에게 종종 주워온 아이라는 놀림을 받곤 했다. 동네 개천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다 진짜로 믿게 된 건 이웃이 인사차 건넨 말 때문이었다. ...
입력:2019-05-31 04:10:01
[한마당-신종수] 다시 보는 이웅열 퇴임사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 다목적홀. 매주 열리는 코오롱 임직원 행사에서 이웅열 회장이 검은색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오늘 제 옷차림이 색다르죠”라고 말문을 연 뒤 A4 용지에 써 온 내용을 읽었다. 전격 사퇴를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별도의 퇴임식도 없었다.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63세에 사퇴한 그에게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는 퇴임사 문구는 한동안 회자됐다. 다만 외아...
입력:2019-05-31 04:10:01
[세상만사-강주화] 지하철 냄새 나는 사람들
영화 ‘기생충’ 개봉일인 30일 오전 7시30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먼저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을 찾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이 영화관에 와 있었다. 영화에는 가난한 기택(송강호)네와 부자인 박사장(이선균)네 두 가족이 나온다. 이들의 빈부는 반지하와 대저택이라는 주거 공간으로 대비되고 냄새를 통해 서로를 느낀다. 박 사장은 “넘을 듯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며 자신의 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피고용인 기택의 태도에 안심한다. 하지만 “지하철 타는 분들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그 선을 넘어오는 기택의 ...
입력:2019-05-31 04:05:01
[한마당-이흥우] 리플리 증후군 소환한 칸영화제
1960년 개봉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오늘의 알랭 들롱을 있게 한 명작이다. 이 해 크게 히트한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55년 작 연작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가 원작이다. 알랭 들롱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을 맡았다. 대개 주인공 하면 착한 사람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리플리는 악인이다. 그것도 아주 악질적인. 고아로 자란 20대 중반의 리플리는 절도와 남 흉내 내는 게 특기다. 양심의 가책은 남의 얘기다. 그는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밥 먹듯하고 살인도 주저...
입력:2019-05-30 04:10:01
[데스크시각-권혜숙] 봉준호: 더 비기닝
“영화는 무슨, 중장비기사 자격증을 알아볼까.” “제과제빵 기술이 좋다던데.” 20여년 전 충무로의 한 호프집에 이런 대화를 나누던 두 청년이 있었다. 한 명은 영화 ‘베테랑’으로 1300만 관객을 모은 류승완 감독이고, 제빵사를 권한 다른 청년은 ‘칸의 영웅’ 봉준호 감독이었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커리어의 정점에 오른 봉 감독의 시작이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감독 17명을 인터뷰해 펴낸 ‘데뷔의 순간’과 이전의 신문 ...
입력:2019-05-30 04:05:01
[샛강에서-정진영] 가나안 신자 A국장
한동안 교류가 없었던 A를 다시 만난 건 지난해 이맘때쯤이었다. 그는 경제 분야 ‘권력기관’의 요직 국장을 두루 지낸 인사였다. 공직 말년에 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돼 고생하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참 허무하더군요. 누구보다 깨끗하게 공무원생활을 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참혹한 일을 겪다 보니 인생이 과연 뭔가 싶습디다.” 송사에 시달린 이후 꽤 세상과 담을 쌓았다가 옛 출입기자였던 내게 연락을 한 이유는 의외였다. “국민일보 종교국장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 전화를 했다”고 했다. 어리둥절해하는데 근...
입력:2019-05-30 04:05: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들이 일곱 살 때, 대형 쇼핑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정문 앞에 장난감을 파는 자동판매기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곳을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몇 개를 뽑은 다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 매장으로 올라갔다. 매장에서 계산하려는 순간 돌아보니 쌍둥이 중 형이 보이지 않았다. 일행이 일곱 명이었는데 누구도 아이를 본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는 근처에 있으려니 생각하고 매장 주변을 찾아보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아이가 없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매장 직원에게 안내 방송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그런 시설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은 계속 흘러...
입력:2019-05-29 04:10:01
[한마당-전정희] 그해 문화융성과 봉준호
“문화란 일단 중지했다가도 하루아침에 부활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문학이건 예술이건 전쟁의 도구가 되지 않으면 아낌없이 박멸해야 합니다.” 이태준의 소설 ‘해방전후’에 묘사된 서울 문인궐기대회에서 일제 총독부 관리가 한 말이다. ‘해방전후’는 이태준이 겪은 그 시대 사회상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파쇼국가의 문화 행정의 야만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해방전후’ 주인공 작가 현은 문인궐기대회 단상에 올라 유창한 일본말로 저속한 관리와 군인의 비위를 맞추는 조선 문인들의 현실...
입력:2019-05-29 04:05:01
[너섬情談-황교익] 정치적 막말의 자유와 금기
박정희 대통령에게 대놓고 욕을 한 콩나물국밥집 할머니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광고 영상물에 나왔던 욕쟁이 할머니는 연출된 것이고, 이는 실제 상황이었다. 1970년대 전북 전주에서 벌어진 일이다. 박정희가 지방 시찰차 전주에 와서 하룻밤을 묵었다. 안날 밤에 거나하게 술을 마셨는지 아침에 해장국을 찾았다. 전주에 콩나물해장국이 유명하니 이를 먹자고 했다. 경호원이 콩나물해장국집을 찾았다. 욕쟁이 할머니가 하는 가게였다. 포장을 부탁하자 할머니가 욕을 날렸다. “썩을 놈들, 발이 없냐? 와서 처먹어.” 경호원이 숙소로 돌아와 박정희에게 보...
입력:2019-05-29 04:05:01
[신종수 칼럼] 정년연장 지금은 아니다
기업 자율에 맡기고 법 제정은 나중에… 청년고용에 지장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입 임금체계 개선, 고용유연화 전제 돼야… 은퇴자들 눈높이 낮춰 인생 이모작 나섰으면 집사람은 나더러 정년퇴직을 하면 아파트 경비원을 하라고 한다. 키는 커 가지고 맨날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지 말고 뭐라도 하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경비원이냐며 반발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아파트처럼 주차장이 좁아 이중으로 일렬주차를 해야 하는 곳에서는 차를 밀어주기도 하고, 노인들의 짐을 들어주거나 부축해 주는 일 정도야 어...
입력:2019-05-29 04:05:01
[청사초롱-박상익] 후세를 두려워하라
올해는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탄생 210주년 되는 해다. 1809년생인 다윈의 동갑내기로 윌리엄 글래드스턴이란 정치인이 있었다. 19세기 후반 네 차례에 걸쳐 영국 총리를 지낸 걸출한 인물이다. 빅토리아시대의 명재상이자 권력 실세인 그가 친히 다윈의 자택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다윈의 학문적 업적을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거물 정치인의 방문을 받은 다윈은 감격을 금치 못했고, “그토록 위대한 인물의 방문을 받았다는 건 얼마나 명예로운 일인가”라는 소감을 남겼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이 에피소드를 색다르게 해석한다. 다윈이 권력자의 방문을 명...
입력:2019-05-29 04:00:01
[한마당-김명호] 한국 정치의 기술적 부채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 중에 기술적 부채(technical debt)라는 표현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과정에서 지금 당장 해두지 않아도 되거나, 당장은 편리한 해법이라는 이유로, 당장은 안 해도 별 차이가 없는 작업들을 지칭하는데 이후 파생된 결과가 부채로 되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나중에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선 작업 비용이 훨씬 더 들어가고,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금융 부채처럼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이유이든지 간에 지금 대충 일을 처리해 놓으면 이자가 불어나듯이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은유적 ...
입력:2019-05-28 04:10:01
[돋을새김-한승주] BTS 보유국
#최근 독일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키즈’. 열네 살 독일 소녀가 한국어 노래를 시작하자 심사위원석이 술렁였다. 이거 어느 나라 말이지 하는 반응. 이내 진심이 전해지는 감성과 노래 실력에 소녀는 합격했다. 그가 부른 노래는 방탄소년단(BTS)의 ‘전하지 못한 진심’이다. “K팝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는 소녀에게 심사위원은 “진짜 대단하네. BTS에 영향받아 한국어 공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니”라고 감탄했다. #얼마 전 해외 아미(Army·BTS 팬클럽)가 광주 5·18기념공원을 찾은 사...
입력:2019-05-28 04:10:01
[박형준 칼럼] 화웨이 이슈와 국가전략
화웨이 고리로 한 한·미·중 갈등은 윈윈 게임이 아니라 누군가 대가 치러야 하는 싸움 미국과의 동맹을 기초로 자강 꾀하는 건 신냉전 시대에도 유효한 국가전략 화웨이 이슈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중국이 5G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미래통신망인 5G는 인공지능 혁명의 대동맥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이 5G를 만나면서 쑥쑥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열린다. 이 미래를 여는 최첨단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쳤다는 게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지금껏 추격자였던 중국이 선도자(first mover)가 되...
입력:2019-05-28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