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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갈림길에 선 증권거래세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 증권거래세다. 한국은 1960년대 도입했다가 70년대 초반에 폐지한 뒤 70년대 후반에 재도입했다. 현재는 매도금액의 0.3%를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로 원천징수한다. 일부 대주주는 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증권거래세 부과 여부와 세율은 나라마다 다르다. 주식시장의 투기장화를 우려해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던 미국과 일본은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으로 자리를 잡자 폐지를 단행했다. 중국과 홍콩은 한국보다 낮은 0.1%를 물리고 있다. 중국과 홍콩은 주식 양도소득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한국보다 훨씬 유리...
입력:2019-01-26 04: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삶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등급 재심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방문 조사를 위해 미리 시간 약속을 해뒀다. 그러나 조사원들은 약속보다 이른 시간에 찾아왔다. 활동보조인이 도착하기도 전이었다. 나는 척수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을 앓고 있어서 침상 생활을 하는 날이 많다. 그날도 통증이 심해 일어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초인종 소리에 일어나 휠체어로 옮겨 앉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초인종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당황하니 늘 하던 일마저 뜻대로 되지 않아 휠체어에서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 식은땀이 솟고 가슴이 터질 듯이 뛰었다. ...
입력:2019-01-25 04:10:01
[한마당-김명호] 월요일 결심
2019년도 벌써 1월 말에 들어섰다. 1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두 번의 일이 있다. 1월 초엔 올해 할 일을 결심하는 것, 1월 말엔 ‘아, 역시 나는 안 돼…’라며 자책과 함께 계획을 폐기 또는 수정하는 것. 담배 끊기, 술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기, 7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가기, 하루 30분씩 걷기 같은 소소한 건강 챙기기부터 10년 후 계획 시작하기, 인생 진로 변경 준비하기, 좀 더 이타적인 삶 등등까지 각자의 생각을 결심으로 발전시킨다. 1월 첫 주를 야심차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맘때 되면 2~3개쯤 세워둔 계획은 뒤틀어지기 시작한...
입력:2019-01-25 04:05:01
[혜윰노트-마강래] ‘수도권 캐슬’의 대물림 끊어야
주변이 ‘SKY 캐슬’ 얘기로 가득하다. 부유층의 비뚤어진 욕망, 그 속에서 갈 데까지 간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었단다. 대한민국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드라마 내용이 궁금했다. 주말을 잡아 정주행했다. 듣던 대로 드라마는 충격 그 자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과장된 극본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을 멈출 수 없었던 건 드라마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층 대물림의 현실을 너무나 잘 드러냈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을 향한 자본주의적 욕망의 끝을 확인하고픈 마음도 한몫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는 자신이 살던 때를 ‘불안...
입력:2019-01-25 04:05:01
[내일을 열며-민태원] 두 유족 이야기
두 유족이 있다. 하나는 의사의 유족이고 다른 하나는 환자의 유족이다. 먼저 지난해 마지막 날 정신과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의 유족 얘기다. 평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려 힘써온 고인의 행적은 지금까지도 큰 울림을 낳고 있다. 동료 교수들의 추모도 계속되고 있다. 고인을 취재 현장에서 한두 번 만난 적 있지만 그가 얼마나 훌륭한 의사이고 치유자였는지 뒤늦게 알게 되면서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고인의 유족이 우리 사회에 던진 배려 깊은 말들은 마음을 더욱 울린다. 유족은 피붙이를 잃은 ...
입력:2019-01-24 04:05:01
[샛강에서-김의구] 묵은 냉장고를 정리하며
오랜만에 냉장고를 정리하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복병’과 맞닥뜨리게 된다. 냉기가 흘러나오는 안쪽 깊숙한 곳에 묵은 햄이나 소시지, 데워먹는 즉석음식이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발견된다. 키 높은 반찬통들 뒤에선 테두리에 검은 녹이 슨 통조림이 떡하니 나타나기도 하고, 개봉해 접어둔 분말카레가 나와 기분을 잡친다. 때로 검은 비닐로 둘둘 말려 있어 열어보지 않고는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괴물체’가 등장하기도 해 가족 모두를 아연하게 만든다. 문제의 물품에 처분을 내려야 하는 제2라운드는 더 힘들다. 정체불명의 경우는 오히려 손...
입력:2019-01-24 04:05:01
[한마당-신종수] 독자적 핵무장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독자적 핵무장 추진을 주장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 개발에 대한 실증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보수 진영의 단골 메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을 촉구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무엇보다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크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속시원하고 합리적인 주장처럼 들린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인 핵 개발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
입력:2019-01-24 04:05:01
[한마당-태원준] 강성부 펀드
중견기업 요진건설의 공동창업자 정지국씨가 2014년 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지분 45%를 상속받게 된 유족은 막대한 상속세를 낼 돈이 없었다. 세금을 내기 위해 섣불리 지분을 정리할 경우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550억원 펀드를 조성하고 정씨 지분을 전량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1월 1000억원대에 되팔았는데 매수자는 다른 창업주인 현 회장 측이었다. 오너 일가의 원활한 상속을 돕고 다른 오너의 경영권을 공고하게 해주면서 2년 반 만에 두 배 수익을 냈다. 이 ...
입력:2019-01-23 04:10:01
[청사초롱-최연하] 슬픔을 알아채는 사진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하게 되는 책 중에 롤랑 바르트가 쓴 ‘밝은 방: 사진에 관한 노트(La Chambre claire: Note sur la photographie)’가 있다. 책 제목에 ‘사진’ ‘노트’라는 단어가 눈에 띄기도 하고 시집처럼 가볍고 얇아 사진기술개론쯤으로 생각해 쉽게 접근하게 되지만 첫 장을 넘기기가 어려운, 하지만 ‘때’가 되면 다시 보게 되는 책이다. ‘삶이 작은 고독의 상처들로 이루어져 있음’(p.11)을 불현듯 느낄 때, ‘사랑한다고 말하자마자 달아나버리는’(p.23) 연인을 바라...
입력:2019-01-23 04: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개인사의 반복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였다. 제자에게 물리적, 성적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코치가 막상 선수 시절엔 누구보다 폭력을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다른 후배가 폭행을 당했을 때 위로해주는 선배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거짓말 같은 반복.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다. 한때 피해자였던 사람이 왜 가해자가 되는 것일까?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자녀는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먼저 닮는다. 부모의 가정폭력을 겪고 자란 사람이 가족 구성원 가해자를 미워하고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대를 당한 사람이 앞으로 폭력...
입력:2019-01-23 04:05:02
[길 위에서] 저도 제사장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말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설교자 중엔 단어 노출 횟수까지 밝히며 이를 강조한다. 제사장이란 말도 그중 하나다. 개역개정 성경에서만 728회가 등장한다. 대제사장이란 말까지 합치면 875회나 된다. 900번에 육박할 만큼 자주 나오는 제사장이란 누구일까. 성경을 요약하면 이렇다. 제사장은 백성을 대신해 성막과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다. 제사는 번제(燔祭)가 대표적이다. 번제는 제물을 태우는 제사다.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대신할 짐승을 제물로 바치면 제사장은 이 동물의 피를 제단에 ...
입력:2019-01-23 00:10:01
[한마당-라동철] 간송 전형필! 손혜원은?
간송(澗松) 전형필(1906~62)은 국내 사립미술관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간송미술관을 일군 인물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선대의 재산을 물려받아 조선의 내로라하는 거부가 된 그는 일제 강점기에 서화, 도자기 등 전통미술품 수집에 매달렸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미술품은 당시 기와집 수십채 값을 주고서라도 사들였다. 그렇게 수집한 미술품 중에는 국보와 보물급이 즐비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후 자음과 모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비취색 표면에 69마리의 학과 구름 문양을 새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제68호), 혜원 ...
입력:2019-01-21 04:05:02
[박형준 칼럼] 트럼프 리더십과 한·미동맹의 기로
‘계산된 충동’에 의해 움직이는 트럼프, 대북 협상에서 70년 한·미 동맹을 거래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어 공공·민간의 대미 외교 역량 총동원해 동맹 중요성 재확인시키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역대 최장의 셧다운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트럼프 집권하에 미국 정치는 둘로 갈라졌고, 세계는 그의 말과 행동에 춤을 춘다. 트럼프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그 자체로 세계 정치학계의 논쟁거리다. 트럼프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한국에서도 갈라진다. 트럼프를 진보 일각에서는 기분만 잘 ...
입력:2019-01-22 04:05:01
[한마당-배병우] 5개월 걸린 비건-최선희 첫 만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취임한 것은 지난해 8월 23일이다. 미국의 대북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지만 그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콧대 높은 최 부상과 체면을 구긴 비건 특별대표의 모습은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제재 해제 우선”을 요구하며 뻗대기에 들어간 북한의 전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건 특별대표가 마침내 최 부상과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처음 만났다. 취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산골 휴양시설에서다. ...
입력:2019-01-22 04:05:01
[돋을새김-고세욱] 스포츠 폭력과 SKY캐슬
“4년 전 동메달을 땄을 때 기분이 좋았는데 주위 반응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금메달과 동메달 차이가 그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60㎏급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의 당시 소감이다. 올림픽 동메달 획득도 영광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더라는 것이다. 지금도 별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 은메달·동메달리스트들은 경기 후 “금메달을 못 따 미안하다”는 말을 상투적으로 해댄다.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러든 메달리스트들의 모습을 이렇게 많이 보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체육계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은 ...
입력:2019-01-22 04: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믿음을 의심하는 믿음
최근 발표된 안희연 시인의 ‘추리극’이란 시가 있다. 마음의 미로를 헤매는 사람의 그 마음을 그린 시.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전문을 인용할 수 없으니 아쉬운 대로 이렇게 옮겨본다. 내 존재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내 속의 존재가 매일 바뀌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시는 “나”는 “아흔아홉 마리 양과 한 마리 늑대”로부터 시작되었고 “매일 한 마리씩, 양은 늑대로 변한다”고 말한다. 그냥 변하기만 하면, 그래서 ‘백 마리의 늑대’가 되고 말면, 아무런 고통도 없을 것이다. 그 와중...
입력:2019-01-21 04:10:01
[뉴스룸에서-권기석] 20대 성 갈등의 기원
미국 대학에서 연수할 때 ‘아시아의 인구 문제’라는 강의를 청강했다. 수업 전 강의 이름을 보고 적지 않은 기대를 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에 관한 외부의 시각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첫 시간 받은 강의계획서에 한국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계획서에 소개된 논문의 상당수는 중국에 관한 것이었다. 강의 제목을 ‘아시아의 인구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인구 문제’라고 했어야 옳았다. 한국에 관한 언급은 강의가 시작되고 몇 주 뒤 나왔다. 그 주의 수업 주제는 ‘사라진 여아들’이었다. 미국인 교수는 중국...
입력:2019-01-21 04:05:02
[김진홍 칼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란다
김정은이 가장 바라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 북핵 해결 요원해지고 NPT체제마저 휘청일 것 주한미군 철수·감축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가 포함된 제재 완화도 바람직하지 않아 북·중 4차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백악관 발표대로 내달 말 북·미 회담이 성사되면 뒤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다. 북·중→북·미→남북 정상회담의 선순환 구조가 수개월 만에 재작동하는 셈이다. 현재 관심은 두말할 나위 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
입력:2019-01-21 04:05:01
[한마당-김용백] 미세먼지 금족령
환경부가 수도권 주민들에게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조치 발령은 올 들어 처음이고, 주말을 끼고 연속 사흘은 2017년 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서울의 경우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12일 69㎍/㎥, 13일 83㎍/㎥였다. 14일은 서풍을 따라 중국의 미세먼지가 유입돼 129㎍/㎥ 수준으로 ‘매우 나쁨’(76㎍/㎥)을 훨씬 초과했다. 서울의 일평균 농도 최고치는 지난해 3월 25일 99㎍/㎥인데 이를 경신했다. 2015년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를 공식 측정한 이래 최...
입력:2019-01-19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