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당-태원준] 안전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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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겠다고 결심한 건 집착 때문이었다. 감시하듯 불쑥불쑥 학교에 찾아오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빼앗아 문자메시지를 검사했다.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리면 기어코 그 자리에 나타나 분위기를 망쳤다. 관계를 정리하려 연락을 끊었더니 집에까지 와서 고함 치며 행패를 부렸다. 할 수 없이 만남에 응하던 A씨는 이별의 방법을 바꿨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남자친구 회사에 불쑥 찾아가 그와 대화하는 여직원에게 시비를 걸었다. 회식 자리에 쫓아가 2차까지 따라다녔다. 사흘에 한 번씩 결혼 얘기를 꺼내며 돈은 얼마나 모았는지 캐물었다. 만날 때마다 ...
- 입력:2018-10-30 04:05:01
- [박형준 칼럼]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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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여권의 가짜뉴스 대응, 유튜브 보수진영 노렸다면 ‘자유 없는 민주주의’ 행태
재판부 제척 제도 있는데 특별재판부 만들려는 건 사법부 독립 무력화하는 ‘공화 없는 민주주의’ 후퇴
민주주의는 이 정권의 핵심 브랜드다. 집권당의 뿌리는 민주화운동이고, 대통령도 민주주의를 가장 숭고한 이념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경구처럼 언급되는 ‘촛불혁명’도 민주주의 에토스를 강조하기 위함이리라. 그런데 이 정권의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지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가짜뉴스부터 ...
- 입력:2018-10-30 04:05:01
- [돋을새김-남도영] 뉴스 추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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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추천받는 시대다.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처리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발달한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읽고 검색했던 뉴스 기록들이 쌓이면 개인적인 뉴스 선호도와 반응이 저장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내게 맞는,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기사를 추천해 준다. 굳이 신문을 찾아 읽고 잡지를 구독할 이유가 없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켜면 추천 뉴스가 가득하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에어스(AiRS)’라는 뉴스 추천 시스템을 운영한다. 네이버가 밝힌 에어스의 원리는 이렇다. 사용자의 특징, 콘텐츠의 특징, 이용 패턴 ...
- 입력:2018-10-30 04:05:01
- [한마당-서윤경]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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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작가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인물은 되도록 간단하게 표현하자는 것인데, 보는 사람이 자신의 해석대로 대상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람의 얼굴은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2009년 1월 31일. 한 일간지 1면에 실린 사진이 바로 그랬다. 미소를 지으며 큰 개의 목을 끌어안고 있는 사진 속 남성은 상대의 경계심마저 허물어 버릴 것만 같았다. 사진에 달린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신문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은 3년여에 걸쳐 7명의 여성을 살해했고 2009년 8월 사형이 확정...
- 입력:2018-10-29 04:10:01
-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마음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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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머리의 작용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마음’으로 오면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다. 마음이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슴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 마음의 경로는 생각보다 복잡해진다.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어쨌든 산속에 숨은 샘처럼 내 몸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믿었다.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 떨어져 있는 인형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노란 실을 가늘게 꼰 머리카락과 까만 단추를 얽어 눈을 단 헝겊인형이었다. 누가 버리고 간 것인지, 실수로 잃어버린 것인...
- 입력:2018-10-29 04:05:02
- [기고-윤종수] 열린 정부를 위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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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자정부와 열린 정부를 혼동하고 있다습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찾은 적이 있는 ‘열린정부파트너십(OGP·Open Government Partnership)’ 관계자의 말 한마디에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당시 정부의 개방성을 강조하는 ‘정부 2.0’보다 한 차원 높다고 자부하던 ‘정부 3.0’을 정부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당하게 내세우던 터다. 게다가 유엔의 전자정부 발전지수 1위를 자랑하던 우리 정부이기에 OGP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다소 민망한 평가였다.
OGP는 정부의 투명성 증진, ...
- 입력:2018-10-29 04:05:02
- [김진홍 칼럼] ‘위장전입 합법화’가 다시 청원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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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때인 2009년에 이어 요즘 위장전입 합법화하라는 요구 재등장
돈 없고 연줄 없는 서민들 마음 아프지 않게 하려면
위장전입 비리자 중용하는 구태 답습하지 말아야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이었다. 다음 아고라에 ‘차라리 위장전입을 합법화하라’는 청원이 올랐다. 고위공직 후보자들을 상대로 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 사례가 빈번하게 지적되자 “이제 모든 국민들이 위장전입을 해도 괜찮게 됐다” “위장전입 걸리면 그냥 사과하고 넘어가는 것으로 하죠” 등등의 주장이 터져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
- 입력:2018-10-29 04:05:02
- [함께 사는 법] 소통하면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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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 대한민국의 변호사단체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전국 14개의 지방변호사회로 구성된다.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반드시 14개 지방회 중 한 곳에 가입하고 대한변협에 등록해야 한다. 민변, 여성변호사회, 사내변호사회 등도 모두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회원들로서, 이념·성향·직역별로 모인 임의조직이다. 지방변호사회 중에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먼저 역사적으로도 대한변협보다 훨씬 앞선 1907년에 설립돼 올해로 창립 111주년이다. 전국 변호사의 약 75%인 1만8000명이 가입해 있고, 예산도 수백억원을 운용할 정도로 거대한 ...
- 입력:2018-10-27 04:05:01
- [창-박세환] 공부밖에 할 게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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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환 정치부 기자
고3 담임은 모의고사가 끝나면 교단에 서서 점수를 불렀다. “500! 490! 480…” 요란하게 가채점 결과를 조사했다. 당시 반 1등은 매번 480∼490점에서 주뼛대며 손을 들었다. 호명하는 점수가 내려갈 때마다 숨이 턱 막혔다. 450점에도 손을 못 들면 담임은 불특정다수를 지목하며 “그래서 대학 가겠느냐”고 힐난했다. 당시 교실은 점수가 지배했다. 입시는 퍽 공정한 기준처럼 보였고, 우리는 복종했다. 일단 대학만 가고 보자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버텨야 한다는 오기도 있었던 것 같다....
- 입력:2018-10-27 04:05:01
- [한마당-태원준] 로보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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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로보택시(Robotaxi)가 손님을 태웠다. 로봇과 택시의 합성어는 자율주행차에 택시 서비스가 결합된 것을 말한다. 택시회사 히노마루교통은 도심의 오테마치∼롯폰기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택시로 2주 동안 시험영업을 했다. 안전요원이 동승했지만, 택시를 부르고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요금을 지불하는 과정은 모두 승객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맞춰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려 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늘어날 택시 수요에 기사 없는 택시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미국 기업 뉴토...
- 입력:2018-10-27 04:05:01
- [빛과 소금-윤중식] 내 안의 ‘맹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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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집’ 앞을 지나갈 때면 늘 심장이 쿵쾅거렸다. 1970년대 초반, 다이얼 전화기도 아니고 손으로 전화통 오른편에 있는 ‘ㄴ’자형 손잡이를 돌려 교환수를 부르고, 교환수가 원하는 통화자와 연결해줘야 통화하던 시절이었다. 5일장이 서는 면소재지에 있던 그 집의 전화번호는 7번이었다. 전화기 설치를 신청한 순서에 따라 전화번호가 매겨졌던 때다. 그 집안은 주인 형제들 중에 힘 있는, 당시 잘나가는 인사들이 수두룩했다. 형제들이 단 별(계급장)을 모으면 그 수가 예닐곱 개는 족히 넘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설에 불과할 정도로 쇠락하고 ...
- 입력:2018-10-27 04:05:01
- [한마당-염성덕] K-9 자주포의 육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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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군 작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군사합의서에는 남북이 지상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연습을 중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는 북한과 군사합의서 문본을 교환하고 관보에 게재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군사합의서를 이행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군사합의서가 헌법 60조 1항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으로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
- 입력:2018-10-26 04:05:02
- [세상만사-장지영] 여성 차별하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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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014년부터 자체 개발해온 인공지능(AI) 인력 채용 프로그램을 지난해 폐기했다고 최근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아마존에 제출된 이력서 패턴을 검토해 지원자를 뽑도록 설계된 이 AI가 ‘여성’이란 단어가 들어 있는 경우 점수를 낮게 주는가 하면 채용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등 성차별적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은 AI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IT업계에서 남성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AI는 ‘시행(executed)’이나 ‘포착(captured)’ 등 남성 지원...
- 입력:2018-10-26 04:05:02
- [신종수 칼럼] 태극기부대와 통진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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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당시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인적 청산과 당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인지 한국당 비대위가 태극기부대를 끌어안으려 할 것이란 얘기를 얼마 전 당 관계자로부터 얼핏 들었을 때 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을 인간적으로 포용하려는 것인 줄 알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들의 박탈감과 실망감을 이해하고 끌어안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면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세 결집 차원에서 태극기부대와 통합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국정농단으로 ...
- 입력:2018-10-26 04:05:02
-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시선을 돌리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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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정말로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내 욕심에 내가 치일 때였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힘들었던 적도 많지만, 그런 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됐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뿐이라는 자기 위안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욕심에 짓눌리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졌다. 내 발에 내가 걸려 넘어진 것이니 남을 탓할 수도, 내 만족에 관한 문제이니 적당한 회복의 기준도 없었다. 그런 순간과 직면할 때마다 나는 내 안에 동굴을 파고 숨어들었다.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가진 것에 비해 지나치게 큰 ...
- 입력:2018-10-26 04:05:02
- [내일을 열며-이기수] 환자에게 해 끼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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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윤리강령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의사에게 꼭 필요한 기본 철칙이 있다. 바로 ‘Do no harm.’ 즉 환자에게 해(害)를 끼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의료계를 달군 ‘소노그래퍼’ 인증제 도입 논란을 보고 떠올린 의사직업윤리다. 소노그래퍼는 심장초음파 검사 보조 인력을 가리킨다. 소노그래퍼 인증제 논란은 대한심장학회가 2020년 심초음파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비해 내년부터 간호사, 방사선사 등을 대상으로 인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심장학회는 “심초음파 시행 기관 및 보조 인력에 관한 인증은 이...
- 입력:2018-10-25 04:05:01
- [한마당-이흥우] 독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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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사람 살기에 부적합한 섬이다. 외딴곳에 위치한 데다 크기가 너무 작아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 독자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곳, 독도가 국제법상 섬이 아닌 암초로 분류되는 주된 이유다. 독도 경비와 수호를 위해 1개 소대 병력의 독도경비대가 상주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거주민이 아니다.
아무도 살지 않던 홀로섬, 독도를 주민이 거주하는 유인도로 탈바꿈시킨 이가 고 최종덕씨다. 울릉도 어민이었던 최씨는 1965년 3월 수산물 채취를 위해 독도에 들어갔다.
그는 81년 주민등록지를 아예 독도로 옮기고, 87년 9월 사망할 때까지 ...
- 입력:2018-10-25 04:05:01
- [한마당-전정희] #돌맞는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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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이 배우 김부선과 경기도지사 이재명 간의 싸움에서 김씨를 옹호하고 나섰다가 여론의 응원과 지탄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 작가와 김씨의 통화 녹취 파일이 최근 유출됐다. 그러자 공 작가가 SNS를 통해 유출 경위를 설명했다. 자신이 통화 파일을 건넨 이에게 비밀 엄수 확약을 받았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그는 “광기 어린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데 이 악의들을 다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글 말미에 ‘#사마리아인, #돌맞는사마리아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해시태그...
- 입력:2018-10-24 04:10:01
- [청사초롱-원재훈] 심신미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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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심신을 지배하는 감정들 중에서 분노는 갈등의 원인이면서도, 동시에 갈등 해결의 한 방법이 된다. 참으로 역설적인 감정이다. 분노가 사라진 사회는 평화로울 것 같지만 그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에 대한 분노는 예수님이 성전 안에서 장사치들을 내쫓아버린 분노를 생각나게 한다. ‘분노하라’고 분노한 사상가 스테판 에셀이 공감하고, 행동해서, 세상을 바꾸라는 메시지가 생각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사소한 분노가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요즘 우리 집 거실에 모인 식구들은 분노하고 있다. PC...
- 입력:2018-10-24 04:05:01
- [여의도포럼-이재열] 남북관계의 맥과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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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려야 할 北의 혈은
한반도 주변국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되
北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빈틈이다
이 혈을 제대로 누르지 못한 햇볕정책을 타산지석 삼고
임기 내 성과주의 등 4가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막다른 골목에 처했던 북한 비핵화 협상은 3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다시 활력을 찾은 듯하다. 주역은 문재인 대통령. 멀어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다시 대화의 자리로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략적 선택을 강조하는 실체론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그러나 ...
- 입력:2018-10-23 04:05:01
- [한마당-신종수] 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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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하며 TV 뉴스를 보다가 눈물이 나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새벽 3시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는 도중 손수레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어느 할머니를 보고 선뜻 다가간 열아홉 살 청년. CCTV 영상 속에 비친 이 청년은 수레를 밀면서도 고개를 돌려 할머니와 눈을 맞춰가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아나운서가 전하는 교통사고, 뇌사, 장기기증 등의 팩트들이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먼저 전해졌다.
제주한라대 1학년인 김선웅군은 아홉 살 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래서인지 부끄러움을 잘 타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김군의 유품을 정리하면...
- 입력:2018-10-23 04:05:01
- [돋을새김-한승주] 오늘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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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아버지가 얼마 전 재활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는 4인실에 계시는데 나머지 세 병상은 내 예상과 달리 모두 젊은 환자들이다. 열아홉, 스물하나 그리고 서른 살. 이들은 모두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하반신 마비 환자. 꽃다운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걷지 못하게 됐다. 다리뿐 아니라 팔도 마음대로 안 움직이고 말이 어눌한 이도 있다. 세상이 몇 번은 무너졌을 이들이 이제는 재활치료를 기다리는 동안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장난도 친다. 이만하기도 다행이라는 듯 미소도 짓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본인과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감히 상상조차...
- 입력:2018-10-23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