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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신종수] 김&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최근 두 사람은 50여일 만에 만났다. 둘 중 한 사람이 그만두거나 둘 다 그만둬야 할 것 같았는데 두 사람 모두 유임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개각을 앞둔 며칠 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실장(소득주도성장), 김 부총리(혁신성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공정경제)은 유임된다는 말로 들렸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당분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
입력:2018-09-01 04:05:01
[창-박민지] 엄마와 딸
  박민지 온라인뉴스부 기자 한신자 할머니, 저는 오늘도 엄마에게 짜증을 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쉽지 않네요. 엄마와 떨어져 지낸 지는 10년쯤 됐어요. 고향은 대전인데 대학에 가면서 객지 생활을 시작했지요. 돌이켜보면 집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아요. 개강 날짜보다 일찍 대학 기숙사로 가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싫은 소리를 했어요. 서두른다고요. 생각해보니 엄마는 늘 듣기 싫은 말만 했어요. 아침밥을 거른다고, 밤늦게 통화한다고, 일주일 동안 책 한 권 안 읽었다고…. 기숙사 들어갈 채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뒤를 졸...
입력:2018-09-01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우리에게 허락된 생
튼튼한 두 다리로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시절, 한 번씩 낯선 곳으로 떠나 혼자서 오래 걸었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시절을 나는 걸으면서 견뎠던 것 같다. 절정의 녹음에 파묻힌 한여름 정선의 2차선 국도를, 사나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남해의 해안도로를,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채 늙어가는 서해의 작은 섬들을, 어린 왕의 비극을 고스란히 목격한 영월의 강변을, 시커먼 기름을 걷어내고 끝내 다시 반짝이는 태안의 소금밭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지치면 아무 곳에나 주저앉아 하염없이 숲을, 바다를, 강을, 소금밭을 바라봤다. 너울대는 아지랑이 속에서, ...
입력:2018-08-31 04:10:02
[세상만사-강주화] 가해자의 시선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 선고 판결문을 읽다 고교 시절 배운 김동인(1900∼1951)의 소설 ‘감자’를 떠올렸다. 주인공 복녀는 가난하지만 반듯한 여염집에서 올바르게 자란 처녀였다. 가난에 시달리던 복녀는 요즘으로 치면 공공근로에 해당하는 송충이 잡기 사업에 참여한다. 여기서 감독의 꼬임에 빠져 매음을 하게 되고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국어 선생님은 환경이 인간의 도덕성을 타락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우리 문학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감자’의 줄거리를 찬찬히 되짚어 보면 작가의 관점이 가해...
입력:2018-08-31 04:05:01
[한마당-김용백] 문화접대비
정부가 28일 확정한 ‘2018년도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문화접대비를 확대하는 내용이 있다. 적절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업이 100만원 이하 미술품을 증정용으로 구입한 비용을 문화접대비에 포함시켰다. 식사 주류 등의 가격을 포함한 기업의 관광공연장 입장권도 전액을 문화접대비로 인정했다. 문화·예술·관광 부문 지원이라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기업들의 문화접대비 활용이 얼마나 늘지는 의문이다. 문화접대비는 문화 진흥 또는 기업의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일반 접대비 이외의 접대성 문화비를 조세법에 따라 추가 손비(損費)...
입력:2018-08-30 04:05:01
[한마당-라동철] 공적 마인드 부재
함승희(67) 전 강원랜드 사장은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변호사다. 1980∼90년대 초반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등에서 권력형 비리 수사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 등 거물급 인사를 숱하게 구속시켜 ‘저승사자’란 별명까지 얻었다. 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이 연기한 강우석 검사는 함 전 사장이 모델이라고 한다. 그는 검사를 그만두고 95년 재직 때 담당했던 사건의 뒷얘기를 담은 책 ‘성역은 없다’를 펴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 후광으로 2000년 새정...
입력:2018-08-29 04: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기억의 편향
기억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현재의 감정 상태로 인해서 과거를 다르게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할 경우 살면서 내가 잘못했거나 남에게 손해를 봤던 기억 등 부정적인 사건을 더 떠올린다. 우울한 사람에게 긍정적 단어와 부정적 단어를 같은 개수로 불러준 뒤 잠시 후 그것을 기억해내라고 하면 신기할 정도로 부정적 단어부터 기억해낸다.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뇌가 하는 일이다.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 앞에서 주목받거나 발표 상황을 불안해하는 사회불안장애 환자의 경우 중립적인 표정의 사진을 봐도 그 얼굴 표정을 화...
입력:2018-08-29 04:05:01
[청사초롱-원재훈] 다리와 길
경기도 일산에서 강변북로로 진입하기 위해 장항IC를 빠져나올 때 곡선으로 이어진 고가다리의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강북에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한남대교를 건널 때도 그런 경험을 한다. 다리는 도로와 도로를,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유적으로 보자면 인간과 인간이 이어지고, 정신과 정신을 이어주는 역사의 의미도 있다. 다리는 결국 인간의 형상화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초인에 대해 알려주겠다. 인간은 극복돼야 하는 어떤 것이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인간이 목적이 아니라 교량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에게 말한다. ...
입력:2018-08-29 04:05:01
[한마당-김준동] 방탄소년단과 굿즈(Goods)
지난 24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들를 일이 있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평소 한산한 경기장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뤄 깜짝 놀랐다. 주로 10대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학생들이었다. 경기장을 빙 둘러싸고도 남을 정도의 긴 줄이었다. 한 학생에게 “누가 오느냐”고 물으니 그것도 모르느냐는 식의 퉁명스러운 답이 왔다.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가 25, 26일 이틀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대형 현수막과 공식 기념품을 판다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판매소는 25일 오전 9시에 문을 열...
입력:2018-08-28 08:40:01
[돋을새김-고세욱] 오지환·박해민, 그 후
‘존버’는 ‘끝까지 버티자’는 뜻의 비속어다. 욕설이 들어간 표현인데 어감과 달리 서민 애환을 상징하는 단어로도 회자됐다. 지난해 열풍이 분 가상화폐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외친 게 “존버!”였다. 또 불황에 직장인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자며 건배사로 ‘존버’를 부르짖었다. 그런 존버가 올해에는 스포츠계, 특히 야구에서 화제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오지환 박해민이 뽑히면서부터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병역법상 지난해까지 군경팀에 지원했어야 했는데 이를 ...
입력:2018-08-28 08:40: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안녕, 평양
얼마 전 몇 명의 소설가와 북한을 배경으로 쓴 소설을 엮어 ‘안녕, 평양’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낯설고 금기시된 소재이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불가해한 공간인 동시에 북한의 정보가 한정되어 있고, 많은 부분 왜곡되어 있어 소설의 리얼리티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손에 닿을 듯 보이는 끔찍한 현실과 뒤틀린 역사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 이 책의 운명 또한 가혹한 편이었다. 4년 전 출판사의 청탁을 받고 소설을 썼다. 당시에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거의 막혀 있고, 참혹한 실상만 강조되던 시기였기에 ...
입력:2018-08-27 04:10:02
[조용래 칼럼] 경제 흔들리면 남북문제 풀기 어려워져
경제구조 전체를 진중하게 살피지 않고 가시적인 수치 상향 조정에만 매달렸다는 점이 문제다 일거리가 일자리를 만드는 법이다. 혁신성장 앞세울 때 비로소 소득주도성장은 뿌리내릴 수 있을 것 “조금만 기다려 달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한 발언이다. 청와대가 주도해온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난과 비판에 대한 변명이다. 연말까지 기다리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참 답답하다. 무엇보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시감(旣視感)을 지울 수 없다. 문재인정부도 기다리라는 타령인가. 4년 전 세월호가...
입력:2018-08-27 04:05:01
[한반도포커스-강준영] 美 방북 취소, 꼬이는 비핵화
답보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논의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네 번째 방북이 전격 취소됐다. 그동안 비핵화 논의는 세부적 논의가 실종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전략적으로 비핵화의 기대 수준을 낮추는 데 성공했고, 한국 정부는 비핵화 동력으로서의 남북 교류 추진에 열중했다. 이제 북한의 비핵화 전술과 3차 남북 정상회담 및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비핵화 논의는 방향을 상실했다. 비핵화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과 미국의 ...
입력:2018-08-27 04: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