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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준동] 손흥민의 눈물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은 눈물이 많다.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지는 게 싫었고 패하면 분하고, 팬들이나 동료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라고.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그에게 ‘울보’라는 애칭이 붙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열린 브라질월드컵에서다. 팀 내 막내이자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대 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그는 그라운드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노랗게 머리를 염색한 22세 청년에게 세계 무대는 높았다. ...
입력:2018-06-30 04:05:01
[삶의 향기-노희경] 2패1승에 격려의 박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은 역대 월드컵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 기대가 덜했다. 승리와 환호, 일치와 단합의 상징인 서울광장, 광화문의 열기도 예년만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은 일들에도 네티즌의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수...
입력:2018-06-30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빨간 모자의 아이들
동생의 세 아이 중 늦둥이 막내를 제외한 두 아이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내게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온종일 재잘대며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두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우울할 새 없이 즐거웠다. 세 아이의 육아에 지친 올케도 그 틈에 한숨 돌릴 수 있으니 모두에게 두루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매주 아이들과 만나왔는데 지난 두어 달간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웬만하면 아이들의 방문을 마다하지 않았겠지만, 여러 개의 마감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급한 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난 지난주말, 오랜만에 방문한 아이들은 ...
입력:2018-06-29 04:10:02
[사설] 특정 종교 위한 병역거부의 길, 과연 타당한가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들을 위한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국회는 내년 말까지 병역법을 고쳐 군복무 대신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를 두면서 대체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병역 거부자를 처벌해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기존의 병역 거부 처벌 판결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결국 신념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 논쟁은 가장 기본적인 용어부터 심각한 왜곡을 내포하고 있었다. 병역은 헌법이 국민의 4대 의무 중 ...
입력:2018-06-29 04:05:01
[내일을 열며-손영옥] ‘유쾌한 정숙씨’를 넘어
처음 그 이름을 각인한 건 2012년 8월이다. 대선을 앞둔 뜨거운 여름, 출판 담당 기자인 내 책상 위로 배달된 책 한 권 때문이다. ‘어쩌면, 퍼스트레이디’라는 부제가 붙은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제목의 그 책은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아내였던 김정숙씨가 신영복 선생에서 가수 이은미까지 문화계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대선 후보 부인의 ‘내조 정치’치고는 이색적이긴 했지만, 왠지 대선 캠프 참모들의 기획 냄새가 났다. 두 번째는 지난해 5월. 재수 끝에 퍼스트레이디가 돼 청와대 관저로 이...
입력:2018-06-28 04:05:02
[한마당-김영석] 탄돌이의 추억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열풍을 업고 얼결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 한 포털 사이트의 국어사전에 나오는 ‘탄돌이’에 대한 정의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299석 중 15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47석에서 무려 105석이나 늘렸다. 이 중 108명이 초선 의원이었다. 무리하게 탄핵으로 몰고 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주된 승인이었다. 분당 과정에서 구 민주계와 호남 중진들의 이탈로 공천 문턱이 낮아진 덕에 예전 같으면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기 쉽지 않았을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탄돌...
입력:2018-06-28 04: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정신건강의 비용
다음 달부터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 비용이 줄어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담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상담료는 시간별로 차이가 생기고,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치료가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여러 이유 중에 비용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기회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았을 때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우울증 증상만 봐도 집중력 저하 때문에 ...
입력:2018-06-27 04:10:01
[청사초롱-이창현] 느린 열차가 만드는 평화
지난 23일 모처럼 느린 열차 여행을 경험했다. 2018 DMZ 뮤직페스티벌 주최 측이 참가자 150여명을 서울역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역에 도착하는 DMZ 평화열차에 탑승하게 했다. 열차는 용산을 거쳐 한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더니 청량리, 성북, 의정부, 동두천을 지나 종착역에 이르렀다. 느린 열차 안에서는 객차를 오가며 연주자들이 다양한 음악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은 추억 속의 삶은 달걀에 음료수를 즐겼다. 신군부의 서슬이 퍼렇던 1983년 4월 나는 전방입소교육을 받으러 그곳에 갔었다. 그때는 분명 봄이었지만, 철원평야의 대전차방호벽 위에서 겨울 끝단의 새벽 추...
입력:2018-06-27 04:05:02
[한마당-전정희] 전쟁과 신앙
1950년 6월 말 조선신학교 학생 맹의순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서울 삼각산으로 숨었다. 스물다섯의 청년. 그는 평양 장대현교회 장로였다가 신앙의 자유를 위해 월남, 서울 남대문교회를 섬기고 있던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에 그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형은 학도병으로 끌려가 죽었다. 시집 간 누나는 갑작스럽게 죽었고, 누이를 결핵으로 잃었다. 해방 이듬해 어머니마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아버지 맹관호는 하나 남은 피붙이를 잃고 싶지 않았다. 전쟁 전까지 맹의순은 행복한 교회청년이었다. 서울역 앞에 교회와 신학교가 있어서 교회와 학교생활을 ...
입력:2018-06-27 04:05:02
[돋을새김-고승욱] 승리라는 이름의 굴레
요즘은 야근을 하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한두 시간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그러다 우연히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를 봤다. 몇 달 전 지상파 방송사가 만든 예능 프로그램을 다른 방송사가 밤늦게 틀어준 것이다. 누군지 제대로 몰랐지만 재치 있는 말솜씨에 한참 웃었다. 다음날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고는 깜짝 놀랐다. “잘생기고 입심 좋은 선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쇼트트랙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최고였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딴 금메달만 20개가 넘었다.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
입력:2018-06-26 04:10:02
[한마당-김준동] 경우의 수
“실력이 같은 두 도박 참가자가 게임을 하다가 그 게임이 갑자기 중단됐을 때 돈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나요?” 도박사인 슈발리에 드 메레는 1654년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유명한 블레즈 파스칼에게 이렇게 물었다. 도박 현장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판돈 분배에 대한 질의였다. 파스칼은 당대 최고의 수학자인 피에르 페르마와 이 문제를 놓고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판돈 분배는 남아 있는 게임 수와 이기는 데 필요한 게임 수에 의해 결정된다.’ 확률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도박 판돈 계산이 확률의 시초가 된 것이...
입력:2018-06-26 04:05:01
[김진홍 칼럼] 북한 외교, 얕보면 안 된다
생존 문제와 직결돼 있어 ‘저팔계식 외교’ 능숙하고 외교관들 전문성 뛰어나 6·12 싱가포르 담판에서 트럼프 상대로 남는 장사 한 것은 강한 협상력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행태로 요즘 국제정세는 바람 잘 날 없다. 그는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의 한복판에 서 있지만 비핵화 흐름을 제대로 주도하고 있는 건지 왠지 불안하다. 국익을 앞세워 중국과의 무역 및 군사 갈등을 부추기는가 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멕시코 등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 악화를 마다하지 않는다. 등을 돌렸던 국가들에는 화해 제스처를 보낸...
입력:2018-06-25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