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묵직한 섬김 10년을 잇다 '사랑의 점심' 봉사 김영규 목사

김영규 목사가 '사랑의 점심' 봉사 10주년을 맞은 10일 중앙루터교회에서 노인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성경에서 ‘실패하지 않는 사랑’으로 나타난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한결같이 이어지는 사랑이다. 
 
노인에게 정성을 담은 점심 한끼를 대접하는 ‘사랑의 점심’ 봉사가 지난 10일 10주년을 맞았다. 
     
김영규 목사(방주교회 담임)와 몇 명의 봉사자들이 모여 2010년 9월 10일 처음으로 밥을 펐다.
 
거창하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10년 세월 동안 빠짐없이 섬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끈기와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 성령이 베푸는 순종의 기쁨을 체득하지 않고는 갈 수 없는 여정이다. 
 
10주년을 맞은 이날은 LA에 새 지점을 낸 한인은행 제일IC뱅크(지점장 패티 김) 직원들이 중앙루터교회에서 생필품 전달 봉사에 참여해 떡과 마스크, 수건, 과자 등을 나눠줬다. 

이전에는 직접 식사를 대접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생필품과 곰탕, 삼계탕 진공팩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 5만 달러 정도가 필요한 예산은 순전히 기부로 충당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누가 동참하고 지원에 나설지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김영규 목사는 “자바 업체, 익명의 후원자들과 한인사회가 기울여 준 관심과 후원 덕분에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인연을 맺은 한인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지금까지 열 해를 보내며 주님의 동행은 끊기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김 목사는 덧붙였다.
 
김 목사는 LA다운타운 의류 샤핑몰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컬버시티에 위치한 루터교단 소속 방주교회를 담임으로 섬기고 있다. 
 
김 목사는 한국에서 신학교를 마치고 홈리스 사역을 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섬기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싶었고, 주님은 그를 부자의 땅으로 이끌었다.
 
방주교회의 교인이 20명에 불과하던 시절 ‘작은 교회도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커뮤니티 사역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낯선 이민 땅에서 특히 도움이 절실한 한인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매달 이 자리를 기다리고 고대하는 그분들을 보면 오히려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목사와 봉사팀은 매달 ‘사랑의 점심’ 봉사를 준비하고 성탄절 시즌에는 한인타운 인근 다민족 이웃들을 돕는 ‘사랑의 선물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추석에는 리틀도쿄 갤러리아에서 한가위 윷놀이 대회를 열기도 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대형교회에서도 보기 힘든 커뮤니티 사역을 펼친다. 
 
김 목사는 "믿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한국 고유의 전통놀이를 통해 세대와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장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소 김 목사는 과묵하지만 그의 행보는 흔들리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 잠시의 불꽃같은 사랑이 아닌 한결같은 무거운 사랑을 실천하려 한다. 
 
세상의 인기와 찬사를 바라는 대신 묵묵히 ‘종의 길’을 걸어간다. 그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는 그리스도가 그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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