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폭염이 만나다' 주중 내내 더위 산불 수십곳, 사상 최고 기온에 '기진맥진'

사상 최고 폭염이 덮치면서 소방대원들은 산불 진화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AFP 연합>
 
캘리포니아가 수십 곳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사상 최고 폭염 그리고 코로나19로 ‘불구덩이’ 여름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절(Labor Day) 연휴 주말 내내 폭염이 이어진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가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 5∼6일 섭씨 40도 이상의 폭염과 함께 3건의 새로운 대규모 산불이 발화함에 따라 샌버노디노, 샌디에이고, 프레즈노, 마데라, 마리포사 등 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00만 에이커가 불에 탔다. 서울시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남가주 지역의 대형 산불의 원인아 예비 부모가 태어날 아이의 성(性)을 친지들과 함께 확인하는 파티를 열고 불꽃놀이를 하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AFP통신 등은 샌버노디노 카운티 인근의 '엘도라도' 산불이 파티의 불꽃놀이 장치에서 시작됐다고 7일 보도했다.
 
소방당국은 산불의 원인이 된 파티에서는 아기 성별에 따라 파란색 연기와 분홍색 연기를 일으키는 불꽃놀이 장치가 사용됐다면서 이 장치에서 튄 불꽃이 산불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과실이나 불법 행위로 화재를 일으킨 사람들에게는 재정적·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도라도 산불은 현재까지 7000에이커 이상을 태웠고,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는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기록적인 폭염도 산불 진화에 커다란 장애로 등장했다. LA카운티 우들랜드힐즈 지역의 최고 온도가 6일 화씨 121도(섭씨 49.4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종전 최고 기온이었던 2006년 7월 22일의 화씨 119도(섭씨 48.3도)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국립기상청(NWS)은 우들랜즈힐즈의 기록적인 고온이 캘리포니아주 내 폭염 경보가 내려진 벤투라나 샌타바버라 카운티 중에서도 가장 높다고 밝혔다.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의 파소 로블레스의 기온도 이날 화씨 117도(섭씨 47.2도)를 기록했다.
 
데이브 브루노 NWS 수석 기상학자는 "우들랜드 힐즈는 바닷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곳"이라며 "지표면의 높은 온도가 대기 중으로 흡수되고, 육지에서 바다로 향하는 약한 바람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NWS는 우들랜드 힐즈의 기온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이 지역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번 더위는 오는 8일에야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며, 그 후에도 평년 기온을 웃돌 것이라고 NWS는 덧붙였다.
 
폭염과 산불이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찌는 더위 속에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전력망 관리기구인 캘리포니아독립시스템운영국(CAIS0)은 전력 수요 피크 타임인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불필요한 가전제품의 사용을 중단해달라면서 주민들에게 절전을 촉구했다.
 
연방 에너지부(DOE)도 산불 피해와 폭염으로 캘리포니아주 전력망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주 전기사업자와 함께 전력 생산과 조정에 나서는 긴급 연방규제법(FPA)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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