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뛰는 토론토 로저스센터의 교훈 "포기하지 마세요”

2020년 1월1일 새해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
 
새해에는 류현진 선수가 LA다저스를 떠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뜁니다. 지난 11월 중순 방문한 토론토는 이미 겨울이었습니다. 이틀 간 내린 눈이 로저스 센터 주변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지어진 개폐식 돔 구장이고 류현진이 소속된 프로야구팀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도 스산한 기운만 맴돌았죠.

주차장 빌딩도 텅 비어 자리가 남아돌았습니다. 출구에 가장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나왔습니다. 주차장 문을 열고 나오니 바로 로저스 센터로 이어지는 길이었습니다. 두어 시간 쯤 흘렀을까요. 일정을 마치고 주차장 빌딩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까 나왔던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당겼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큰일 났다. 문이 잠겼구나!” 바로 앞에 있는 고객센터도 셔터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이용객이 없는 시즌이라 직원도 없고 출입에 조치를 취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인적 드문 주차장 건물은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에서 나가기는 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출입문이 자동으로 잠긴 것같았습니다.

“틀림없이 주차 빌딩에 들어가는 입구가 한 군데로 제한돼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딘가 찾아가야 한다.” 당황한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 봤습니다. 겨울 바람이 건물과 벽 사이로 차갑게 밀어닥쳤습니다.

누군가에 물어보려 해도 지나치는 행인도 없었습니다. 저만치 우뚝 선 고층빌딩에서 마침 한 사람이 나오더니 이쪽으로 육교를 건너 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 온 그 남자는 한눈에 봐도 ‘부티’가 물씬 풍겼습니다. 노랑 머리를 단정하게 빚고 양복 정장을 세련되게 차려입은 멋쟁이였죠. 외투도 입지 않고 나온 걸 보니 근처로 가는 참이었나 봅니다.

잠깐 망설이고 있는데 서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뭐를 도와 드릴까요?” 먼저 말을 걸어 왔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이 문으로 나왔는데 잠겨 버렸어요. 주차장 입구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대답을 듣고는 그가 다시 말했습니다. “저문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저 문이 잠겨 버렸습니다.” “확실한가요? 그럴리 없는데” “몇번 시도했는데 안 됩니다. 확실해요.”

그가 문으로 걸어가더니 잡아 당겨 보았습니다. “참, 안 된다니까 그러네ⵈ” 속으로 혀를 차려는 순간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남자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친절하게 문을 연 채 기다려 주었죠. 몇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얼굴이 화끈 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세게, 한 번만 더, 문을 당겼었더라면ⵈ” 너무 쉽게 포기한 것입니다. 주차장이 뻥 뚤린 캘리포니아에서 온 ‘촌놈’이 토론토 주차장 빌딩의 육중한 문을 잠긴 것으로 지레 짐작한 것이죠. 짧은 생각과 모자른 끈기가 빚은 부끄러운 코미디입니다. 내 머리는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잘 아는 장로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십여 년 전 아들이 대학을 다닐 때 미국 중서부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단기선교를 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놀랍게도 한인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50년대 주한 미군이던 인디언 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와서 보호구역에서 살게 됐습니다. 몇 년 뒤 남편이 죽은 뒤에도 구역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평생을 보냈습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알코홀과 마약에 찌들어 있는 원주민이 적지 않습니다. 영화에나 나오는 서부의 황야가 펼쳐진 대자연의 호기와는 전혀 딴판이죠. 보조금을 받으며 세상과 동떨어진 보호구역에서 하루하루를 별의미 없이 보냅니다. 누구 탓이냐를 따지기 이전에 인생을 꾸려 갈 동기 자체가 부족한 환경입니다.

한인 여성도 보이지 않는 울타리 밖으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죠. ‘왜 여기 이렇게 있느냐?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간곡한 권고에도 그녀는 움직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하고, 보호구역 바깥 세계는 두려운 미지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몸은 자유였지만 그녀의 영혼은 보이지 않는 쇠사슬로 묶여 있었던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유대 민족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 극심한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모세에 이어 민족의 지도자가 됐지만 부담감은 그를 짖눌렀습니다.

그런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두려워 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라. 오직 강하고 담대하라”고 격려하시면서 “네가 어디에 가든지, 내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야말로 여호수아가 꼭 듣고 싶었던 말씀이었죠.

그런데 바로 이 말씀을 주시기 직전에 이렇게 당부합니다. “낮이나 밤이나 성경을 묵상하고 적혀 있는대로 실행하라. 그러면 네가 가는 길이 순조로울 것이며, 네가 성공할 것이다.”

새해에 강하고 용감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을 떨치고 나아갈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당기면 열리는 문 앞에서 포기하지 마시고,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며 준비된 열매를 잃어버리지 마시고, 2020년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 주님과 동행하길 기원합니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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