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사가 도밍고 성희롱 의혹 조사…LA오페라가 의뢰

유명 사건 다수 처리 경험한 법조인…과거 일부 수사 공정성엔 의문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세계적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오페라계의 '슈퍼스타' 테너인 플라시도 도밍고(78)의 성희롱 의혹에 대해 전직 미국 검사가 진상 조사에 나선다.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는 20일 대형 로펌 '깁슨 던 앤 크러처' 소속 데브라 웡 양에게 의뢰해 이 오페라 총감독인 도밍고에 제기된 성희롱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양은 미국에서 검사 및 LA 카운티 대법원 판사로 재직한 바 있다.

소속 로펌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로펌 내 위기관리 관련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다.

양은 여러 유명 사건을 맡은 경험이 있는 노련한 수사관이라고 AP는 전했다.

그는 지난 2017년에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전직 의과대학 학장의 마약 관련 혐의와 대학 측의 관련 대응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다만 USC 로스쿨에서 강단에 선 적이 있는 그가 법정에서 대학 측을 변호했다는 점 때문에 당시 조사를 둘러싸고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양은 또 개인적 친분이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브리지 게이트' 스캔들 내사에 참여해 비판대에 오른 바 있다.     

브리지 게이트는 2013년 9월 당시 현직이던 공화당 소속 크리스티 주지사 측이 재선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의 마크 소콜리치 뉴저지주 포트리 시장에 대한 정치보복을 위해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뉴저지 쪽 진입로 일부 차선을 막아 나흘간 교통지옥을 유발했다는 의혹이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연루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기소를 피했다.

앞서 지난 13일 AP는 도밍고가 수십 년간 여성 오페라 가수 8명과 무용수 1명 등 총 9명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해 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피해 여성 중 3명은 도밍고와 LA 오페라에서 함께 일할 당시 성희롱 등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도밍고는 1998년 이 오페라 예술감독에 취임한 데 이어 2003년부터는 총감독을 맡았다.

이번 의혹을 폭로한 인사들과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도밍고의 행태가 오페라 세계에서 오래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도밍고는 이에 대한 AP의 구체적인 질문에 답변하지는 않았으나, 성명을 통해 "매우 당혹스럽고 부정확하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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