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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 노숙인들에 호텔방 제공 美여성 "남친도 한때 노숙인"

유명 토크쇼 '엘런 쇼'에 초대받아…월마트가 5만 달러 기부
 
[엘런 디제너러스 쇼 화면 캡처]


지난주 미국 시카고에 기록적인 한파가 덮친 당시 추위를 피할 방법이 없는 노숙자 100여 명을 호텔로 옮기고 숙박비를 지불, 화제가 됐던 여성이 선행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시카고 남부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는 캔디스 페인(34)은 6일 유명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에 초대손님으로 출연, 선행 동기를 밝히고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로부터 5만 달러의 기부금을 전달받았다.

진행자 디제너러스는 "지난주 북극한파로 인해 시카고 지역 기온이 북극보다 더 낮게 떨어졌었다"면서 "개인 주머니를 털어 호텔 방을 사서 이웃의 노숙자 100여 명에게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한 이가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페인은 "체감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추위로 직장도 임시 휴업을 했다. 뉴스를 보다가 노숙자들이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디겠나 싶어 호텔방을 구하기로 했다"면서 "사실 남자친구도 한때 노숙자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노숙자는 게으르다거나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한 달치 월급이 끊기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을 잡으려는데 노숙자들이 입실할거란 말에 모두들 예약을 거부했다"면서 '앰버인'(Amber Inn) 한 곳이 방 30개 예약을 받아주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시카고 도심 남부 노숙자 촌에서 휴대용 프로판 가스에 의존해 추위를 피하다 작은 폭발 사고로 소방당국에 가스통을 모두 압수당한 노숙자 70여 명을 호텔로 이동시킬 방법을 궁리하다 소셜미디어에 "트럭이나 미니밴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운전을 자청하는 이들과 호텔비를 보태겠다는 이들이 속속 나왔다.

페인은 덕분에 "70명에게 하루밤 제공하려던 호텔 숙박을 122명에게 닷새간 제공할 수 있었다"며 노숙자 가운데는 임산부와 어린이, 장애인, 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돼있었다고 부연했다.
 
[엘런 디제너러스 쇼 화면 캡처]

디제너러스는 "소식을 들은 월마트 측이 페인의 선행에 대한 보상을 하고 싶다며 2만5,000 달러 수표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페인은 앞으로 더 많은 노숙자들에게 안정적인 숙식을 제공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고, 디제너러스는 "녹화 휴식 중에 월마트 측으로부터 추가 기부 의사를 확인했다"며 또 한 장의 2만5,000 달러짜리 수표를 전달했다.

디제너러스는 프로그램 말미에 페인의 선행에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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