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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성폭력 피해자들 목소리 내기 시작... 가정상담소 ‘소리’ 프로젝트 계기

상담전화 대부분 직장 내 성추행·폭언... 심리상담, 법률지원 제공
 
한인가정상담소 관계자들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한인사회 성폭력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조)가 성폭력 피해자 지원 프로젝트 ‘소리’(sori)를 지난달 28일 출범한 이래 핫라인을 통해 피해자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카니 조 소장은 “소리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20일이 지난 17일 현재 8통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며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피해자 스스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식하고 도움을 청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4월이 성폭력예방 인식의 달인 만큼 피해자를 비난하기에 앞서 한인사회가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이를 예방하는 한편 피해자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소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성폭력 피해자가 상담소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는 1년에 1~2통에 불과했으나 ‘소리’ 프로젝트 이후로 크게 늘어났다. 한인가정상담소 상담사례 통계에 따르면 2016년에 63명, 2017년에 81명이 성폭력 피해 상담을 받았으나 가정폭력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가 있거나 경찰이나 변호사 등이 상담소로 피해자의 심리상담을 의뢰한 경우가 거의 전부였다.
 
지난 20일 동안 한인가정상담소 핫라인으로 성폭력 피해 상담을 한 이들 중 75%는 직장 내 관계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사례의 대부분은 업무시간 내 직장 또는 회식장소 및 노래방에서 부적절한 접촉이나 성적인 발언이었다. 상담 전화를 건 사람은 모두 여자였다.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의료기관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입었다고 상담한 사례도 있었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심리상담 서비스나 법적 자문을 원하는 경우에는 법률기관으로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선희 ‘소리’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인사회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다.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우리는 각 피해자에게 맞는 일대일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카운슬러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23~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40시간 성폭력 피해자 지원 전문가 교육을 실시한다. 또 27일 오후 6시30분에는 아버지학교의 후원으로 한인 목회자들을 위한 ‘데이트 폭력 및 성폭력 예방 세미나’를 개최한다.
 
24시간 핫라인 (888)979-3800
 
김장섭 기자 fish1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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