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 삶 보듬기] 마음이 훈훈한 절기 인데

송정명 목사
(월드미션대학 총장)


보듬어 주기를 기다리며
힘겹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훈훈한 도움의 손길 보내야


 
나는 이 칼럼의 제목을 좋아한다. 제목 자체가 마음에 훈훈함을 베어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지난 주간에 모처럼 마음에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던 두 가지 일을 접할 수 있었다. 한 가지는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고 한 가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LA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한국의 주류 신문사가 다른 기사들을 다 뒤로하고 1면 표지 기사로 다루었던 한 여검사의 이야기다. 가정에서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 나온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가출 소년을 보듬어 주고 손수 손편지를 써서 그 소년을 위로해 주었다는 흐뭇한 사연이다. 재혼한 가정에서 계모와 의붓 형의 손찌검과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두려워 하던 소년이 집을 뛰쳐 나와 동네 공원을 전전하면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지내다가 보호 시설에서 친구를 때려 조사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건을 맡았던 여검사가 상처 받고 닫혀 있던 그 소년의 마음 문을 열게 하고 그를 다시 세워 주기 위해 애를 썼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각박한 시대에 듣기 어려운 훈훈한 이야기 같다. 그 소년에게 소년이 좋아하는 선물을 보내주고 앞날을 위해 저금 통장도 만들어 주면서 보냈던 그 손 편지가 그 소년의 닫혔던 마음을 열게 해 준것이 아닐까? “힘들어도 너를 따뜻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있단다” 그래서 그 소년은 “저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에 있는 답장을 보내기도 했단다.

상처 받고 헤어나지 못해 한 평생 동안 어둠에 살아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한 영혼을 보듬어 준 그 모습이 우리의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 주는 것 같아 좋았다. 또 한 가지는 우울증으로 부터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리우는 조현병에 이르기까지 일곱 가지의 정신질환으로 인해 13가지 종류의 약을 7-8년 간이나 복용해 오던 목회자가 하나님의 은혜로 완전히 회복되어 자기와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세워 주기 위해 자기의 부끄럽고 숨기고 싶었던 지난날의 상처를 백일하에 드러내고 책을 출판하면서 가진 출판기념식에 참석했던 일이다.

길고 어두었던 터널을 지나는 동안의 고통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질환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을 돌보는 사역은 힘이 드는 사역이다. 장기간 동안 진을 빼는 사역인데 눈에 보이는 열매를 거두기가 어렵다. 나부터도 손 사래를 치고 싶은 사역이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을 보듬기 위해 그 사역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가슴이 쏴 해오고 뭔가 가슴깊은 곳에서 훈훈한 온기가 스며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가슴속에 훈훈함이 스며 나와야 할 추수 감사절기가 돌아왔다. 금년 한 해는 유난히 힘들었던 것 같다. 자연 재해로 알려진 허리케인이 몇 차례 있었고 지진도 있었다. 동시에 이곳  저곳에 산불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고 재산을 잃고 이재민이 되어 고통스럽게 피난생활도 했다. 이곳에서 가까운 지역인 라스베가스에서는 정신병자가 음악 공연장에서 총기를 휘둘러 한꺼번에 59명이 생명을 잃고 500여 명 이상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가는 충격적인 사건도 일어났다. 테러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

또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북한의 핵무기로 인해 4월 위기설, 8월 위기설, 10월 위기설이라는 섬뜩한 이야기도 들어가면서 지내왔던 한 해였다. 이제는 그런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우리들도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줄  일이 어떤 것인지 살펴 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이 보듬어 주기를 기다리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이런 일들이 이번 감사절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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