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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님 도와주세요” 눈물로 애원하는 장애 엄마 외면한 영상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장에 참석했다가 장애아동 엄마의 호소를 끝까지 듣지 않고 빠져나가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초 이 갈등은 김 의원이 ‘국립 한방병원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는 지난 6일 ‘김성태 의원 또 다른 모습 포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 5일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를 담고 있다.

영상은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장애아동을 둔 부모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진행자는 “소리를 지르면 토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며 장내를 진정시켰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초중고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권 학습권을 보장해야 된다는 법적 책무가 있다”며 “그래서 특숙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모두발언 후 김성태 의원이 마이크를 이어받아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영상 속 김 의원은 “왜 이렇게 갈등이 큼에도 왜 밀어 부치려고 하는 건지에 대해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솔직히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발언한 이후에는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호소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부대표는 “저희 아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저희 엄마들이 장애인 가족이기 때문에 장애가 있으니 특별히 배려해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하자 주민들은 이 부대표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야유를 보냈다. 

이 부대표는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고 마른 침을 삼켰다. 가까스로 입을 연 이 부대표는 “장애가 있든 비장애 아이든 학교는 가야하지 않냐. 그런데 강서구에 있는 장애 아이들은 10년 전부터, 아니 그 전부터 구로구에 있는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고성이 끊이질 않자 사회자가 “들어달라. 시간 얼마 안 걸린다. 조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계속된 고성에 이 부회장은 “욕을 하면 욕을 듣겠다. 모욕을 줘도 괜찮다. 여러분들이 지나가다 때려도 맞겠다. 그런데 학교는,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성난 주민들은 더욱 흥분했고 이 부회장도 감정이 격앙돼 “장애 아이들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순간 김 의원은 이 부대표의 호소를 듣지 않고 토론장을 빠져나갔다. 그 장면이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학교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눈물로 호소하던 이 부대표도 김 의원이 밖으로 나가는 걸 목격하곤 김 의원을 불렀다. 

“김성태 의원님, 가시지 마시고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이 부회장의 외침에 김 의원은 잠시 고개를 돌려 이 부회장을 보곤 멋쩍게 웃더니 다시 발길을 옮겨 퇴장했다.

이 영상은 현재까지 40만이 넘는 조회수와 3000건에 달아하는 댓글이 달리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댓글에는 김 의원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비난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공약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국립 한방병원설립’을 내세웠다는 이유 때문이다. 덕분에 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 반대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3년 11우러25일 행정예고를 통해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특수학교를 세운다고 공고했었다. 그러나 주민 반대가 거세면서 2015년 9월 대체 부지를 타진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다시 지난해 8월 이곳으로 2차 행정예고를 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의원인 김 의원은 부지의 주인인 서울시교육청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립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주장했다. 2015년 10월 주민설명회를 열어 ‘공진초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건립하겠다’고 했고, 반년 뒤인 2016년 4‧13총선에서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무릎 꿇고 애원하는 장애인 학부모들의 모습으로 전 국민이 공분을 샀던 강서구 장애학교 설립 문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무책임한 공약으로 촉발됐다”며 “지역주민에게 헛된 희망을 안겨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한 김 의원이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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