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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도 하루 3번 주기도문으로 기도했죠”


김석원 목사가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기’ 소책자를 보여주며 “하루 5분씩 주기도문으로
기도함으로써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 삶 속에서 실천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분은 지금 주기도문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지 않습니까. 주기도문에서 ‘기도’를 뺀 채 말입니다.”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석원(68) 목사의 이 같은 말에 순간 당황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1981년 도미한 김 목사는 CCC국제본부 한국부 책임자로, 또 올랜도충현장로교회를 개척해 30년 넘게 미국에서 목회자요 선교사로 사역했다. 그리고 2015년 만 65세로 은퇴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많은 것들이 변했더라고요. 지금은 적응했지만 처음엔 분리수거장에 쌓여있는 물건을 보고 놀랐어요. 아직 쓸만한데 버려져 있더라고요. 그만큼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된 것이라 기분은 좋지만 낭비의 수준을 넘어선 건 아닌지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그런 안타까움도 잠시,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못내 마음 아팠다고 했다. “교회성장·번영신학 우선주의, 직분자 세우기에 급급하고 물질만능주의에 편승한 곳이 바로 한국교회였습니다. 국가적으로 어수선한 이 시기에 교회들은 종교개혁500주년 행사를 준비한다고 분주합니다. 무엇이 먼저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지금은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로 회개하는 게 먼저입니다.”
 
김 목사는 6개월여 동안 두끼 금식기도를 하며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기’ 운동을 준비했다. ‘국제기도공동체 주기도문 기도운동’을 설립하고 최근엔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기’라는 소책자도 발간했다.
 
김 목사는 “주기도문에는 회개 성령충만 지상명령(전도 선교) 헌신이라는 기도운동의 4대 목적이 모두 들어있다”며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 속에는 ‘너희는 이렇게 살아라’라는 삶의 적용과 실천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기도에는 남의 일용할 양식을 빼앗은 죄를 먼저 회개하는 것과 함께 일용할 양식의 기쁨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성령충만한 삶도 결단케 한다. 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는 기도 속에는 온갖 유혹에 빠진 것을 회개하고, 참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이웃들을 전도하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소책자에는 이처럼 각각의 간구마다 회개 성령충만 지상명령 헌신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기도문과 도표도 수록돼 있다.
 
은퇴한 노 목회자가 자비를 들여 책자를 발간하고 기도운동을 전개하는 데는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다. 각자의 믿음생활을 다시 돌아봤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다.
 
“종교개혁가들은 주기도문을 ‘기도 중의 기도’라고 했고 루터는 하루 세 번 주기도문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왜 주기도문으로 기도를 했을까요. 기도를 드림으로써 가난하고 병든 자를 돌보라, 또 정직하게 살며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바른 신앙인이 되기 위함입니다.”
 
글·사진=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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