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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혈뇨가… 비뇨기계 암 체크 하세요


강석호 고려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혈뇨로 고민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핏빛이 감도는 붉은 소변을 보고 왜 그런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혈뇨’가 아닌가 싶어서다. 실제로 혈뇨는 비뇨기 계통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13일 “혈뇨는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가리키며 특히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경우 방광암 등 비뇨기암 발생을 알리는 경고등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물론 적은 양의 혈뇨가 한 번 있었다고 해서 이상이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월경 감염 알레르기 운동 외상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혈뇨가 비칠 수도 있어서다.
 
주의가 필요한 때는 원인 모를 혈뇨가 지속되거나 혈뇨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다. 이 때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추적 관찰과 정밀검사가 꼭 필요하다.
 
혈뇨는 신장에서 외(外)요도구에 이르는 요로(尿路) 중 어느 한 부분에 출혈성 병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눈으로 색깔 변화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혈뇨를 ‘육안적 혈뇨’, 현미경으로만 확인이 가능한 미세 혈뇨를 ‘현미경적 혈뇨’라고 부른다.
 
어느 경우든 혈뇨가 나타나면 출혈 부위가 정확히 어디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에게서 육안적 혈뇨가 있거나 장기간 담배를 즐겨 피워 온 흡연자에게 혈뇨가 비칠 때는 비뇨기계에 생긴 암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권장된다.
 
혈뇨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20세 미만 소아청소년기에는 먼저 방광염 신우신염 등 요로계통의 염증성 질환이나 선천성 질환이 의심된다. 이밖에도 사구체신염이나 유전성 신장염과 같이 콩팥 내부에 생긴 병 때문에 혈뇨가 비칠 수 있다.
 
이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는 암이나 요로결석 때문에 혈뇨가 비치는 경우란 드물다”고 강조했다.
 
20∼30대 청년기에는 요도염이나 방광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못잖게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충격 등으로 인해 혈뇨가 일어나기 쉽다. 요로결석에 의한 혈뇨도 증가한다.
 
반면에 40∼50대 중·장년기에 비치는 혈뇨는 원인질환으로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 요관암 등 비뇨기암 감별이 필수적이다. 혈뇨 증상으로 방문한 22∼90세 사이 남녀 3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76명(48%)이 비뇨기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암 종류별로는 방광암이 32.7%로 가장 흔했고, 요관암 7.6%, 전립선암 3.5% 신장암 3.5% 순서였다.
 
60대 이후 노년기에는 굳이 전립선암과 같은 암이 아니더라도 노화와 관련이 있는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혈뇨가 비칠 수도 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혈뇨 외에도 소변을 보는 횟수가 빈번해지거나 수면 중 화장실에 가는 야간뇨 횟수가 늘어나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혈뇨를 부르는 비뇨기계 손상을 막으려면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를 통한 요로감염 예방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평소 6∼8잔 이상의 수분 섭취도 체내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비뇨기계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에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휴식을 통해 안정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부관계 직후에는 가급적 배뇨를 하는 습관을 갖는다. 소변을 너무 참는 것은 좋지 않다. 금연 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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