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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은 낮고, 도움은 실제적인 총영사관이 됐으면 합니다”


이기철 총영사는 서류미비 동포들이 ICE에 체포될 경우 총영사관 담당자(213)247-5566에게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기철 총영사가 총영사관 집무실에서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말 이기철 재외동포영사대사가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신임 총영사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역 한인들의 불만이 많았던 민원업무를 대폭 개선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비롯해 관할지역 주지사들을 만나 한국의 발전상을 교과서에 넣기로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주지역에서 발행되는 국민일보 창간 2주년을 맞아 이기철 총영사를 만났다.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들었다.

- 오는 4월 21일이면 이기철 총영사님이 LA총영사로 부임한지 1년이 된다. 마음가짐이 어땠나?
지난해 취임직후 가진 동포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것과 같이 4개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했다. 첫 번째가 문턱 낮은 총 영사관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총영사관을 만드는 것, 셋째가 한국을 알리는 총 영사관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동포사회와 함께 가는 총영사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 총영사님 부임 후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민원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떻게 달라졌고 민원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과거 평균 1시간 30분 걸린 민원시간이 이제는 평균 20분 정도면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민원업무 특성상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인데 반해 민원담당자들의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시로 정해져 있어 그 시간대 민원정체가 가장 심각했었다. 결국 점심시간을 30분으로 줄였다.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맞춤형 서비스에 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민원인들을 상대로 직원이 나와 무슨 일을 보고자하는지, 준비된 서류가 잘 정리 되어 있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 줌으로 창구 앞 지체시간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그 결과 민원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민원실에 비치한 설문함을 개봉해 보면 80% 정도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으로 업무를 평가하고 있다. 구글의 총영사관 평가를 보면 LA주재 각국 총영사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미국에 나와 있는 우리나라 총영사관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 민원인이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친절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총영사관에서 추진한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총영사관은 민원 친절도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직원친절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민원인들이 직원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또 민원창구에 CCTV와 녹음장비를 설치해 혹시라도 있을 문제를 대비하고 있다. CCTV와 녹음장비 설치는 직원들의 불친절을 담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이 억울하게 받을 수 있는 오해를 예방할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방법으로 받아 들여졌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좀 더 쾌적한 민원환경을 만들기 위해 민원 담당 직원들이 나서서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민원상담실에 사탕을 준비하는 것과, 민원실에 향수를 비치하는 것 등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 또 민원인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트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수용해 현재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기철 총영사(가운데)는 하루 두 번 민원실을 방문한다. 이 총영사가 민원실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총영사관 신분증 발급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과거와는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총영사로 부임한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 중에 하나가 신분증 발급이었다. 과거 무슨 이유에서 인지 사업이 추진되다 늦춰진 상태 였고, 일부 동포들은 신분증이 절실한 상태였다. 총영사관 신분증은 서류미비 동포들이나 일부 단기체류 동포들에게 도움이 된다. 가주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하고 은행구좌 개설, 주택임차계약, 주택임차시 보증금 인하 등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나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 총영사관 신분증은 체류기간을 넘겨 거주하는 동포들에게만 적용된 것이 이제는 주변국을 통해 입국한 우리 국민들에게도 발급이 가능해졌다 는 점이다.

- 네덜란드 대사로 활동하면서 한  알리기에 많은 공을 들여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교과서에 한국에 관한 내용을 추가한 배경은 무엇인가?
네덜란드의 교과서는 검증교과서의 형태다. 이들 교과서 중에는 한국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거나 오래된 정보로 소개된 것이 많이 있었다. 이들 교과서 5개사에 한국의 정치, 경제 발전 상을 최대 6.5 페이지 추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보통 하나의 교과서가 120 페이지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5% 정도가 한국의 정치, 경제의 발전상에 대해 할애한 셈이다. 다른 국가를 소개하는 분량으로는 비중있게 다뤄진 셈이다.
교과서에 한국을 소개하는 내용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80여 개국 중에서 유럽수준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국가가 한국 이라는 점과 이것이 세계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생각된다. 네덜란드 정부와 교과서 출판사들이 이점을 수용하고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 미국에서도 한국을 올바로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LA에 부임 후에도 미국학교에서 한국의 정치, 경제 발전상을 가르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해 왔다. 결국 지난해 7월 대표적인 미국 교사용 부교재인 ‘핵심과목 (Common Core)’ 중 하나인 ‘한국’ 서문에 관련내용 7페이지가 기술되도록 했다. 또 LA총영사관 관할 지역인 아리조나와 뉴멕시코, 네바다를 방문해 주지사들과 만나고 한국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 삽입해 줄 것을 제안했다. 각 주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실무자들의 협의를 통해 조속히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에서 한국의 운전면허를 가지고 운전할 수 있도 록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운전면허 상호인정협정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이를 체결하자고 한 상태며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아리조나주와의 협정은 올해 6월 이전까지 주지사의 서명을 받고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아리조나간의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투자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재 미주 한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우선 우리 국민들이 이민단속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연방이민세관 단속국(ICE) 단속정책을 파악해서 동포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연방정부와 주정부 법집행 기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8일 LA지역 ICE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마린 국장을 면담해 실제로 어떤식으로 단속이 이뤄지는지 확인해 동포 언론사에 이를 알리고 총영사관 홈페이지에도 그 내용을 올렸다. 또 ICE 총책임자뿐 아니라 LA카운티 쉐리프와 LAPD 간부, 올림픽 경찰서장, 공항 안전관계자 등 계속해서 면담을 갖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도록 노력했다. 각 기관장들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자국민 보호에 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주류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에게 한국 국민들은 성실하고 준법정신이 강한 사람들이며 일부 문화적 차이나 또는 영어능력 부족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오고 있다. 영사면담을 통해서는 우리 국민이 안전한지를 살피고 인권침해나 부당한 대우는 받는 것이 없었는지를 확인한다. 지난 2월 9일부터 지금까지 서류미비 우리국민 4명이 구속됐다. 이중 3명은 수감시설을 방문해서 면담을 실시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스스로가 원하지 않아 면담을 하지 않고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기만 했다. 또 서류미비자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여러 동포사회 단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 최근 사항과 관련해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ICE에 따르면, 이들의 중점 단속 대상은 중범죄자와 전과자, 음주운전자, 이미 추방명령을 받은 사람들이다. 알아야 할 것은 범죄인들과 함께 있다가 경찰단속에 적발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범법행위로 수감시설에 인도되는 서류미비자는 ICE에 적발되어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인 대상으로 불심검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선량하고 법을 잘 준수하면, 서류미비자라는 이유만으로 추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서류미비자라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동포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는 영사면담권이 있다는 점이다. 영사 면담을 요청한 경우 법 집행기관에서는 이를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 이 권리를 알리기 위해 안내판을 만들어 수감시설에 비치하기로 한 상태며 빠른 시일에 시행할 예정이다.

- 미주에서 국민일보가 발행된 후 2년이 됐다. 국민일보와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아직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기회를 빌어 국민일보와 한국의 기독교인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의 기독교는 앞에서 언급한 한국의 정치,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또 미국을 포함해 기독교 서방국가에게 동질감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과거 공공외교를 할 때도 기독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 선교 상황을 외국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는 것을 많이 봤다. 한인 기독교계가 화합과 단결을 통해 동포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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