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고난은 하나님의 계획



열일곱 살 정도의 사랑하는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자기 형들을 돕고자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아들은 보이지 않고 나머지 열 아들만 돌아와서 피 묻은 옷을 보여주며 짐승에 물려 죽었다는 소식에 아버지는 망연자실한 채 통곡합니다.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형들의 객기로 돌아오지 않은 이 아들은 다행히 죽지는 않았고, 미디안 상인들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어찌 보면 슬픈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희대의 사건이 바로 채색옷을 입고 자란 아들에서 하루아침에 이방의 노예로 전락한 요셉의 이야기입니다.

삶에서 고난이라는 개념을 빼버리고 싶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성경은 요셉의 삶이 고난의 연속으로 점철됨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성경의 기록을 통하여 이 일은 하나님의 간섭 속에서 가나안에 있는 온 가족을 구원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그의 고난이 사용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것은 앞으로 닥칠 극심한 흉년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질 다큐멘터리로 역사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요셉을 데려간 이스마엘 사람이 바로의 신하 시위대장 애굽사람 보디발에게 돈을 받고 넘기면서부터 그는 더 이상 한 인격체로 인정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됩니다. 노예는 주인이 소유하고 있는 소나 말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애굽의 수많은 노예 중 한 명이었던 요셉에게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역사가 자꾸 나타났으며, 그가 형통한 자가 되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말하는 형통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아니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인 삶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확인한 주인이 노예의 신분인 그를 가정 총무로 삼고 자기 소유를 다 그 손에 위임합니다. 이것은 주인이 요셉의 성실함과 뛰어난 재능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했다는 뜻이고, 이 일로 인하여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요셉과 함께하신 하나님은 지금도 눈에 보이지 않게 일하고 계시며,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의 마음이라도 충분히 움직여서 자기 백성을 도우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현실에 잘 적응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자기 속에 있는 꿈과 계획과 비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자신이 위치한 그곳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요셉이 당한 고난은 대단히 부당하고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이처럼 비참한 삶으로 이끄신 것은 야곱 집안에 뿌리내린 살인과 간음과 흉악한 죄를 속죄하기로 작정하신 하나님의 인자하심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애굽 전역에 닥칠 무서운 흉년 시기에 그를 통해 많은 사람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큰 그림에 속한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낮아지고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모형과 예표로 해석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낮아지고 고난을 받을 때, 그 고난은 단순한 고난의 차원을 넘어 다른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준비 과정임을 인식하는 통찰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요셉을 철저하게 밑바닥까지 낮추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밑바닥에서 그와 함께하셨기 때문에 그는 힘차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내 속에 존귀한 형상을 회복시켜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기쁨으로 적응하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장덕봉 목사(요나3일영성원 원목, 새행로교회)

◇장덕봉 목사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침례교 목사로서 미국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원(D.Min.)을 거쳐 침례신학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국민일보 출판 ‘아주 특별한 부르심’의 공저자이며, CTS 라디오조이와 FEBC 극동방송에서 ‘인문학칼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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