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아펜젤러부터 문준경까지… 가시밭길 선교의 삶 오디오북으로 듣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5일 공개한 오디오북의 주인공인 선교사 11명의 삽화. 아래쪽은 유튜브채널 ‘한교총TV’에 탑재된 인돈(윌리엄 린튼) 선교사의 오디오북 중 한 장면. 한교총 제공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조선에서는 원두우 목사로 더 널리 불렸던 한국 개신교 초기의 개척선교사 언더우드는 1859년 7월 19일, 존 언더우드와 엘리자베스 그랜트 메어의 아들로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15일 유튜브 채널 ‘한교총TV’의 ‘한국교회 선교사 전기 시리즈’에 탑재된 오디오북을 통해 들어본 언더우드 선교사의 전기문 일부다. 그동안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했던 선교사들의 전기가 오디오북으로 재탄생했다.

국내 저명 교회사 교수들이 집필한 호레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 윌리엄 레이놀즈, 유진벨, 윌리엄 린튼, 찰스 스톡스, 말콤 펜윅, 윌리엄 전킨 선교사를 비롯해 한국인 전도자 문준경의 삶과 신앙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이 지난달 출간한 이 전기 시리즈는 이날부터 홈페이지와 유튜브 ‘한교총TV’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오디오북 제작엔 성우 1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3000쪽이 훌쩍 넘는 선교사 전기를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책을 듣는 건 물론이고 낭독 속도에 맞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자막도 함께 읽을 수 있다. 듣고 읽으면서 전기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게 오디오북의 큰 장점이다. 간간이 깔리는 배경음악도 집중도를 높여 준다. 각 장이 바뀔 때마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오디오북의 재료가 된 전기 시리즈 내용도 꽤 알찬 편이다. 최첨단 영상 시대에 등장한 오디오북이 자칫 식상할 수도 있지만 선교사의 삶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집필진의 노력이 빈틈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경우, 그의 진외증조부 알렉산더 와우 박사가 대동강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한 런던선교회(현 CWM)의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는, 평소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들도 담겨 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전기를 집필한 이혜원 연세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앙의 후대인 우리는 선교사를 근대 조선에 왔던 한 그룹의 사람으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전기를 통해 선교사 각자가 모두 힘든 결단을 했고 다양한 상황에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기로 한 걸 알 수 있다”면서 “오디오북으로 재탄생한 선교사 전기를 통해 과연 지금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지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은 “이 땅의 복음화와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선교사의 생애와 활동이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한교총 산하 문화유산연구소가 나서 제작한 선교사 전기 오디오북을 통해 선교사들의 삶을 교계를 넘어서 우리 사회에까지 자세히 알려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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