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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나의 소소한 10대 뉴스



2022년도의 마지막 주간을 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많이 보게 될 기사가 있습니다. 소위 올해의 10대 뉴스입니다.

올해 10대 뉴스에는 무엇이 꼽힐까요. 언론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한민국 10대 뉴스에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태원 참사, 북한의 도발, 코로나 지속 등이 들어갈 것 같고 각종 부정부패 사건도 포함될 것 같습니다. 지구촌 10대 뉴스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기상 이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 등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성도들에게는 교계 10대 뉴스도 관심거리일 것입니다. 10대 뉴스를 훑어보면서 느끼는 것은 한 해도 조용한 해는 없다는 것과 우리네 삶이란 멈춰 있는 정물이 아니며 끊임없이 요동치고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엊그제 마음에 닿는 인터넷 카페의 글을 봤습니다. 한 은퇴자가 운영하는 카페였는데 그분은 ‘2022년 저의 소소한 5대 뉴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첫째는 여름휴가 중 아내와 함께 강원도 태백에서 교회 봉사 활동에 참여해 도배 봉사를 한 일, 둘째는 연금 개시 신청을 해서 연금 생활자가 된 일, 셋째는 은퇴 버킷리스트 1호였던 제주 한 달 살기를 한 것, 넷째는 책을 출판하고 강의도 하게 된 일, 다섯째는 아내와 함께 성경 일독을 한 것을 꼽았습니다.

지구촌과 대한민국, 교계의 10대 뉴스도 중요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에 일어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점에서 카페에 글을 올리신 분은 삶에 대해 매우 진지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개인에게 일어난 일은 굳이 뉴스라고 하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뉴스란 남에게 알리기 위한 것인데 우리 이야기를 모두에게 다 알릴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뉴스거리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것이 슬픈 것이든 기쁜 것이든 삶에는 무엇인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어느 정도 방향성을 가집니다. 어떤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그것을 통해 삶이 흘러가는 방향을 짐작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몸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건강에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둘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외부에서 발생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일입니다. 코로나에 감염돼 중환을 앓는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코로나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는 외부적 현상이지만 삶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욕망에 눈이 멀어 인생이 무너지는 죄를 저지른 경우라 하겠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조심하면 막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보면 절반 정도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이고 나머지는 우리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분주한 연말이지만 하얀 종이를 앞에 두고 앉아 올 한 해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을 적어 보도록 합시다. 그중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의 일과 우리가 저지른 어리석은 일을 찾아보면 다가오는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 한 주간에는 세상을 향하던 눈을 자신에게 돌려 우리 안의 뉴스를 찾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분명히 눈물이 담긴 기도로 이어질 것이고 가슴이 따스해질 것입니다.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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