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방주’ 평화 메신저로 한반도에 온다

요한 휘버스씨가 2008년부터 6년간 성경 속에 나오는 실제 규격과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노아의 방주. 현재 네덜란드 서남부 도시 도르트레히트의 랜드마크가 된 방주는 대홍수 때 살아남은 동물의 형상 전시장(아래 사진) 등 노아 시대의 삶과 그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는 성서박물관과 각종 이벤트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CICO문화산업융합센터 제공






네덜란드의 목수 요한 휘버스(64·사진)씨가 창세기에 나오는 재료와 크기를 그대로 재현한 ‘노아의 방주’가 한반도에 영구 정박하기 위해 올여름 한국에 온다. 노아의 방주는 실물 자체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하나님의 평화와 구원을 선사하는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크월드’ 테마공원 조성을 기획 중인 CICO 문화산업융합센터의 정용섭(58) 상명대 특임교수는 16일 “휘버스씨가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자신이 만든 노아의 방주를 한국에 영구 기증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오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노아의 방주 이전 서약식 및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면서 “노아의 방주를 선물하기 위해 최근 서울에 온 휘버스씨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시설격리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영구 이전되는 노아의 방주는 경기도와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테마·문화공원의 전시·체험장으로 탈바꿈해 지구촌 분쟁지역과 기근, 자연재해와 코로나로 신음하고 있는 전 세계에 새로운 희망과 평화를 전해주는 메신저가 될 전망이다.

휘버스씨가 만든 노아의 방주는 4000여년 전 대홍수로부터 인류를 구원했던 성경의 인물 노아가 제작한 것과 동일한 규격으로, 2008년부터 6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방주는 길이 125m, 너비 29m, 높이 26m 크기로 실내 연면적이 1만6528㎡(5000평) 정도이며, 약 5000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로 제작됐다.

아크월드 컨소시엄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정 교수는 “휘버스씨가 33세이던 1991년 어느 날 폭풍우가 내리치는 꿈을 꾸면서 노아의 방주를 재현해야겠다는 사명을 가슴에 품었다”면서 “2008년 50세에 방주를 짓기 시작해 6년간 온갖 역경을 헤치고 마침내 성경에 나오는 방주를 완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네델란드 서남부 도시 도르트레히트에 있는 노아의 방주는 지난 10년간 성서 박물관이자 각종 전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단순히 실물을 보기 위해 하루 3000여명,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노아의 방주는 2016년 인류 평화의 제전인 리우올림픽에 맞춰 방주를 브라질에 보내 일시적으로 전시하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경로상 기술적인 문제와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분쟁지역 중동으로 가는 방안도 추진했었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며 수많은 분쟁과 아픔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과 중동, 오랜 시간 지속된 역사적 아픔을 딛고 중동지역이 새로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역사적 순간을 방주가 앞장서게 된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휘버스씨는 마지막 선택을 앞두고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방주 프로젝트 때문에 알게 된 정 교수 등 한국인 지인들이 눈에 밟혀서다. 지구촌의 대표적 분쟁지역인 이스라엘에 평화의 선물로 방주를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아직도 휴전 중인 한반도에 평화를 염원하는 응원의 선물로 한국에 기증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아의 방주는 이르면 오는 3월 네덜란드를 출발해 이르면 6월 말쯤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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