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장순흥 (23) 변화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글로벌 대학으로…

장순흥(오른쪽) 한동대 총장이 2017년 7월 이스라엘 히브리대 내 한동대 센터 개소식을 갖고 에셔 코헨 히브리대 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4년 한동대 총장 취임 후 대내외적 어려움이 컸다. 광야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길을 찾았다. ‘새로운 대학교육 모델을 제시하라. 변화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라.’

글로벌 관점에서 한동대가 서울 밖에 있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진정한 국제화는 학령인구 감소를 앞둔 지방대가 살아남는 핵심 전략이었다. 사실 한동대의 영문명은 설립 초기부터 ‘한동글로벌 유니버시티’(Handong Global University)였다. 해외 선교사 자녀(MK)의 입학률이 높았고 MK 재학생 비율도 20%에 이르렀다. 또 한국에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기 전부터 미국 변호사 양성이 가능한 로스쿨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동대는 개교 당시부터 선교에 깊은 관심과 열정이 있었다. 졸업생 중에 피지 말라위 멕시코 캄보디아 베트남 등 열악한 선교지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많았다.

일례로 2001년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 건축선교 동아리 NIBC(Not I But Christ)는 캄보디아에서 교육선교를 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선 ‘한동건설’을 설립해 베트남 저소득층을 위한 중저가 아파트를 짓고 있다. 지금까지 1000여 세대의 아파트를 건설했다.

2017년 아프리카 말라위 대양대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말라위 수도의 숙소를 사용했는데, 낙후된 상수도와 난방시설로 하루에 1시간만 온수를 사용할 수 있었다. 거기서 열매나눔(Merry Year International) 말라위 지부에서 교육사역을 하는 한동대 졸업생 김소정 동문을 만났다.

“말라위에서 사역을 시작한 후 처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선교를 위해 수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동문의 자세에 큰 감명을 받았다. ‘아, 이들처럼 어려움을 감수해내며 세계 곳곳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헌신하는 졸업생들이 많다는 것은 한동대가 글로벌하다는 증거다.’

한동대는 한국의 동쪽 해안 도시의 작은 대학이다. 하지만 성경의 성지와 미국 벤처산업의 심장에 한동대 센터를 설치·운영한다면 강한 대학이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2015년 이스라엘 히브리대를 방문해 학술문화 교류협정을 맺고 지속적으로 교직원과 학생을 파견했다. 히브리대는 이스라엘 총리와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인문 공학 창업 명문대다. 아인슈타인이 대학 설립에 기여한 것으로도 유명한 세계 최고의 대학 중 하나다. 2017년에는 에셔 코헨 총장을 만나 히브리대 안에 ‘한동대 현지센터’를 열기로 협정을 맺었다.

2015년 3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크리스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스타트업 업체 대표를 만났다. 그리고 한동대 학생 창업 및 투자 유치 설명회를 했다. 이후 매년 ‘한동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한동대 학생 5~10명에게 실리콘밸리 중장기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 8월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 협약을 체결했다. 한동대의 글로벌 우수 기술을 세계시장에 내놓고 글로벌 창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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