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끼리만 감사 말고 사회 구성원으로 배려·용서하자”



한국 기독교인의 96%는 일상생활에서 감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72.2%가 감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사 생활을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기독교인은 29.1%에 불과해 교회 내 감사 훈련의 필요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에 의뢰한 ‘기독교인의 감사 생활에 대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기독교인의 감사 생활을 점검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기획했다. 감사를 주제로 한 조사는 국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0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 96%는 감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평소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는 비율도 92%로 높은 편이었다. ‘가족’(91.6%) ‘생활 속 사소한 일’(88.3%) ‘좋은 친구’(86.6%) 등 일상과 존재에 대한 감사도 자주 하고 있었다.

‘감사를 표현한다’는 비율은 72.2%로 다소 낮았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음에도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감사 표현을 하는 게 어색해서’(53.5%), ‘감사 표현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안다고 생각해서’(20.5%) 등으로 나타났다.

‘감사 생활을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성도는 29.1%에 머물렀으나, 교육을 받은 성도 88.0%는 감사 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또 출석 교회 중 51.4%가 추수감사절 등을 통해 자체 감사 캠페인을 진행했고 이에 참여한 비율도 82.0%라는 점에서 감사운동 취지에 공감하는 성도들이 많았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이의용 전 국민대 교수(아름다운동행 감사학교 교장)는 “기독교인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뿌리를 둔 감사를 해야 하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베푸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받은 것만을 감사하는 테이커(taker)에서 벗어나 기버(giver)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하나님에 대한 감사 표현’(87.7%)이나 ‘교회 구성원에 대한 감사 표현(83.7%)’은 많지만, ‘이웃에 대한 감사 표현’(58.9%)은 제일 낮았다”며 “기독교인끼리만 서로 감사할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배려와 용서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베푼 선행으로 이웃에게 감사 인사를 받는 것도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며 “매일 감사 인사를 10번 하고 10번 받는 ‘10-10 감사운동’을 해보자”고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월드비전은 설문조사 내용을 담아 11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7시에 ‘감사 웨비나’를 유튜브로 개최한다. 참여를 위해서는 구글폼이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설문조사 자료집이 무료로 제공된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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