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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예배는 신학·교리의 총집합 교회 주보 펼쳐놓고 순서의 유래 공부했으면…”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교회 예배당에서 십자가를 가리키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우리는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말한다.”

책 ‘예배란 무엇인가’(비아토르)는 위대한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저 경구로 시작한다. 예배란 하나님의 말씀과 성찬이 부자나 가난한 이를 가리지 않고 참여한 공동체 누구에게나 은총으로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이다. 일주일간 세상에서 지친 우리는 예배에 참여해 기도와 찬양으로 응답하며 하나님과 소통한다. 주일에 교회 와서 봉사하느라 번아웃 되어선 안 된다. 세상살이를 통해 탈진한 마음을 예배로 은혜로 채워 넣고 다시 새로운 힘을 얻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19로 2년째, 이웃과 사회를 위해 흩어진 예배를 드리고 있는 한국교회에 온전한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모이고 있다. 최주훈(50) 중앙루터교회 목사가 저술한 ‘예배란 무엇인가’가 기독출판 판매지수 상위에 오른 것이 하나의 증거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 국민일보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루터의 재발견’(복있는사람) 이후 최 목사는 4년의 시간을 두고 이 책을 저술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교회에서 만난 그는 “예배에서 정통이란 없다. 우리 모두가 정통”이라고 말했다. 중앙루터교회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초기부터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모든 교회는 각자의 교회론에 기초한 예배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예배가 곧 그들에게 정통입니다. 그 모습을 귀하게 여기고 자신의 교회론을 예배에 담아내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교회를 하이처치와 로우처치, 정통과 비정통으로 나누는 것처럼 무익한 일은 없습니다. 다만 예배는 그 교회의 신학과 교리의 총합입니다. 각자 자기가 속한 교회의 주보를 펼쳐놓고 각각의 순서가 어디서 유래하고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최 목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여행의 경구처럼, 예배도 아는 만큼 거기에 훅 빠지게 된다”고 했다. 묵도-찬송-기도-찬송-설교-헌금-기도-찬송-축도 등 한국교회 다수의 예배 순서부터, 입당송-죄의 고백과 용서-오늘의 기도-성서 봉독-신앙 고백-설교-봉헌-성찬-주기도-평화의 인사-감사 기도-파송 등의 순서로 이어지는 루터교회 예배도 설명한다. 서기 약 100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디다케’(12사도의 가르침) 등을 통해 초대 교회의 예배 순서를 개략적으로 살피며 예루살렘 교회, 알렉산드리아 교회, 시리아 교회, 안디옥 교회, 로마 교회가 서로 다른 예배 형태로 공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과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예배의 다양성, 그리고 교회가 이를 포용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교리와 역사의 총합인 예배 순서를 하나하나 언급하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 목사는 보통 루터교회 목사라고 소개하면 ‘로또교회’ 또는 ‘나루터교회’로 알아듣는 사람들이 있다고 푸념한다. 그러면서도 성공회의 한 사제가 그 정도는 다행이라며 들려준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택시 타고 ‘광화문에 있는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갑시다’라고 했더니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앞에 내려주더라고요.”

코로나19 이후 예배는 어떻게 될까. 최 목사는 책에서 “교회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말한다. 2000년간 그랬듯 시대의 운명에 대응하고 임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을 구분하며 이 시기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제로 주일 예배를 폐쇄하든, 사회적 책임 때문에 자발적으로 휴회를 결정하든, 그 기간이 짧든 길든, 종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주일 성수를 놓지 못 하는 이유를 헌금이나 교회 운영 때문이라고 매도하는 세태가 몹시 안타깝습니다. 헌금이나 교회 운영과 별개로, 기독교인이 주일 성수를 놓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는 우리가 모두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종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교회는 이 위기를 통과하며 변형될 것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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