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창조의 부르심과 제자도의 기본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환하게 웃을까.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답답한 일상이 반복되지만, 가만히 둘러보면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햇살과 바람, 비와 구름은 물론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소중한 것들이 일상 켜켜이 참으로 많다. 그 무엇에라도 환히 미소 지으며 기뻐했던 순간이 언제였던가.

매끼 식사 때마다 진심 어린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것이나 매일 거니는 길가에서 만나는 생명 하나하나와 사랑의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에 깨어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음’을 인정할 줄 아는 이라면 하나님의 창조물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삶 또한 온전히 성취해낼 것이다.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사람은 지구를 위협하기보다 스스로 참 좋은 존재가 되기 위해 창조의 공간 안에서 모두가 풍성한 삶을 살아내도록 존중하고 돌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창조주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땅을 경작하고 돌봐야 하는(창 2:15) 사명을 부여받았다. 그 사명은 지구와 지구상 생명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그들 생명 하나하나와 연결되어 있을 때 이룰 수 있다.(창 1:31) 비록 지구상 생명의 생존이 곧 불가능해질 만큼 상황은 위급하지만, 하나님의 창조물을 돌봐야 하는 우선적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들을 좋다고 하셨고 그들을 지금도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요사이 우리는 과학자들이 수십년 동안 예측해온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다. 저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속에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에 따른 기후 재난은 물론이거니와 생활공간과 아름다운 산과 바다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면, 우리가 무엇에 저항해야 하며 어떻게 저항해야 할지 난감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위기 가운데 있을지라도 ‘주님의 제자 된 자로서 삶에 진지하게 임하라’고 부르고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이 통하지 않는 현실에 자책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이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줄어들고, 그리스도인들의 현실 인식이 염려되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창조의 부르심을 들은 이라면, 먼저 우리 안에 있는 창조주 하나님은 물론 그가 지으신 창조물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이 만드신 지구와 거기 거하는 생명 하나하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게 도울 것이다. 창조의 은총과 구속의 은총을 입은 제자가 지켜야 할 도리요, 제자도의 기본에 충실하게 도울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제자라면, 그리스도인의 인격을 실제 삶에서 아름답게 꽃피워낼 것이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을 깊이 감동시켜 세상을 새롭게 할 것이다. 지구와 그 안에 거하는 수많은 생명은 그로 인해 하나님의 쉼을 충분히 누리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지으신 이 땅 지구에서 주님의 제자이길 자부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은총의 창조물을 깨닫고 날마다 환영하며 웃음 짓게 되길 소망한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라면,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이라면 의도적으로 거절할 줄도 알아서 생태위기 시대의 제자도를 새롭게 발견하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모두가 위기의 한복판에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성령님의 은혜로, 신음하는 지구 땅끝까지 이르러 창조주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며, 이 땅 곳곳에 생명 살림의 바람을 일으키는 제자로서의 삶을 갈망하게 되길 기도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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