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두상달 (20) 복음화 위해 사회·경제 등 각 분야서 활약한 평신도들

두상달 장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6년 서울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고대 조찬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평신도는 일터로 파송 받은 선교사다. 주일보다 중요한 건 6일 동안 일터에서의 삶이다. 일터를 통해 신앙이 표출돼야 한다.

옥한흠 목사님을 강사로 초대한 일이 있었다. 강의가 끝난 뒤 “목사님 평신도를 깨운다고 하시는데 평신도를 재운 사람은 누굽니까. 언제는 재우더니 이제는 깨운다고 하십니까”라고 했다. 목사님이 크게 웃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민족의 입체적 구원을 바라며 기도했던 믿음의 동료들이 있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며 일터 복음화를 위해 마음을 모았던 평신도들이다.

이런 바람이 모여 많은 선교회가 만들어졌다. 1980년에는 박흥일 장로가 한국직장선교회를 창립했다. 나는 6년 동안 이 선교회의 이사장으로 봉사했다. 이 기간에 자체 사무실을 마련하고 후원회도 조직했다.

1979년 10·26 사태 이후 이 나라에는 먹구름이 짙게 깔렸다. 경제인들이 국가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이듬해인 1980년 12월 초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경제인 조찬기도회’가 출범했다. 초대회장은 한국유리 최태섭 회장이 맡았다. 최 회장은 교회 장로로 일생 일터에서 기독교인으로 산 신앙인이었다. 마침 ‘나사렛 형제들’ 회원 두 분이 전경련 임원으로 일하고 있어 경제인 조찬기도회를 발족하고 안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모임을 위해 황영시 장군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돕기도 하고 때때로 참석하기도 했다. 나는 16년 동안 경제인 조찬기도회의 운영을 도왔다. 연말이 되면 경제인 조찬기도를 중심으로 국회조찬기도회와 예비역장교회 기독법조인회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등 5개 평신도 단체가 모여 함께 기도 모임을 가지며 일터 선교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고려대 기독교우회도 기억에 남는다. 고려대는 ‘막걸리 찬가’를 즐겨 부르는 등 기독교 정서와는 거리가 먼 교풍이 있다. 그런데도 민족 고대가 예수 믿는 고대가 되기를 염원하는 교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졸업생 중 노정현 연세대 교수와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을 중심으로 7개의 기독 단체가 산발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었지만,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93년쯤 이들 단체를 통합해 고려대 기독교우회를 창립했다.

안암동 캠퍼스 안에 있는 교우회관에 정식 사무실도 마련하고 매년 큰 행사도 열었다. 교우회 안에 고대 출신 목사와 장로들의 모임인 ‘고목회’와 ‘고장회’ 활동도 활발했다. 내 뒤를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울시장 취임 직전 회장이 된 뒤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5년여 동안 봉사했다.

회원들은 고대에 장로 총장이 나오길 바라며 기도했는데 김병철 염재호 장로가 연이어 총장이 됐다. 민족 고대가 예수 믿는 고대가 되게 해 달라는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이 반드시 들어주실 걸 믿는다.

“오늘의 학원 복음화, 내일의 세계 선교, 이 땅의 캠퍼스마다 예수의 계절이 오게 해 주소서”.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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