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두상달 (18) 수많은 복음집회서 은혜 체험… 입소문에 참여자 줄 서

1995년 ‘기독교 21세기 운동’이 주최한 청소년 부흥집회 참석자들이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수많은 복음 집회를 섬겼다. 1995년 ‘기독교 21세기 운동’이 시작됐다. 나는 청소년 분과위원장으로 수년 동안 봉사했다. 여름에는 대학 캠퍼스를 빌렸고 겨울에는 난방을 위해 큰 기도원을 빌렸다. 강남기도원을 주로 찾았다. 기도원을 관리하던 책임자가 말했다.

“두 장로님이 진행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달라요. 첫째 날 다르고 둘째 날 더 달라지고 집에 갈 때는 너무 달라져 기도원 직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 은혜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매번 사용료까지 할인해 주셨다.

한양대에서 집회할 때였다. 당시 전국에서 8000여명이 모였다. 강사로 온 목사님은 “어떻게 이렇게 많이 모았느냐”고 놀랐다. 나는 “제가 모을 테니 목사님께서 아이들 변화만 시켜주세요”라고 답했다. 그런데 집회를 시작하자마자 난리가 났다. 개회예배 순서자로 단상에 올라가 있는데 진행 요원이 작은 쪽지를 건넸다.

“운동장에서 배식과 식사를 해야 하는데 폭우가 내립니다. 식사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강한 빗소리가 들렸다. 천둥·번개가 치더니 강당 옥상의 환기구 뚜껑마저 날아가 버렸다. 큰일이었다.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짧은 기도 후 확신이 생겼다. “염려 마세요. 예배가 끝나면 비가 그칠 겁니다. 그대로 준비해 주세요”라고 전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억수로 쏟아지던 비가 시간에 맞춰 뚝 멈춰 순조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기적 같았다.

명지대 용인 캠퍼스에서 집회할 때 일화도 기억난다. 이때도 7000여명이 등록을 했는데 큰 사달이 났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후 정부가 대형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까다롭게 했다.

행사 직전 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행사를 취소할 수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운동장에 3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초대형 텐트를 치고 두 번에 걸쳐 집회하기로 했다. 다행히 1차 집회를 마쳤다. 그런데 문제가 많았다. 텐트 위로 비가 떨어지면 소음 때문에 강사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천막 위에 물이 고여 수백 개의 물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안전에도 문제가 있었다. 별수 없었다. 2차 집회 전까지 튼튼한 천을 구해와 다시 텐트를 쳤다. 많은 간사의 눈물겨운 헌신과 노력으로 겨우 다시 행사장을 정비하고 겨우 집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아이들은 큰 은혜를 받고 놀랍게 변했다.

은혜를 체험한 아이들이 교회로 돌아가 교인들에게 자신들의 받은 감동과 은혜를 담아 보고회를 했다. 변화된 아이들을 본 교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입소문 덕분에 참여 인원이 넘쳐 매번 집회 시작 훨씬 전 마감을 해야 했다.

청소년 사역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역이다. 그러나 확실히 남는 장사다. 1990년대 집회에 참석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30~40대가 돼 각계각층에 포진해 있다. 새벽이슬 같은 10대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 건강한 성인으로 길러내는 과업은 기성세대가 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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