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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영성 작가] 진리의 빛을 향해 기도로 길을 내라 하루가 기쁨이 되리니

게티이미지














미국 작가 지망생들의 필독서이자 인생 책으로 꼽히는 ‘쓰기의 감각’의 저자 앤 라모트(67·아래 사진)는 현대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기독 작가다. ‘쓰기의 감각’은 창작 워크숍이나 학교 수업에 활용되는 글쓰기의 고전으로, 1994년 출간된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다. 그의 글은 무거운 삶의 짐을 내려놓고 기도하게 만드는 영적인 힘이 있다. 그는 삶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쉬운 글로 옮기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소소한 일상을 돌아보고, 비극과 불행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도록 도와준다. 남을 돕고 양육하며 글을 쓰고, 불의와 싸우고 용서하고 기도하는 그의 일상을 보면 그에게 글쓰기는 인간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성직과 같은 사역이다.

글쓰기 사역자

“글을 쓰고 읽는 일은 우리의 고독을 덜어준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깊고 넓게 확장한다. 한마디로 그것은 우리 영혼의 양식이다. 나아가 우리 자신이나 인생에 대해 웃음 짓게 만들 때, 우리는 짓눌리는 대신 낙천성을 되찾는다. 이는 바다에 무시무시한 태풍이 불어올 때 배 위에서 노래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화난 풍랑을 잠재울 수는 없지만 노래는 배 위에 함께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바꿀 수 있다.”(‘쓰기의 감각’ 중)

글쓰기는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선물’이었다. 뇌종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유방암에 걸려 죽어가는 친구를 위해 책을 썼다.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글을 썼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글을 썼다. 그는 80년 자전적 소설 ‘힘겨운 웃음(Hard Laughter)’으로 데뷔한 후 가족, 사회, 신앙,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로 소설과 수필을 썼다. 서사적 논픽션 스타일을 솜씨 있게 구현하는 작가로 85년 구겐하임 문학상을 받았다.

그가 믿음을 다룬 첫 책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과정을 기록한 ‘여행하는 자비(Traveling Mercies)’이다. 국내는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혼란스러운 유년 시절, 폭식, 마약, 알코올중독, 싱글맘, 예수님을 만난 후 성 앤드루 교회에 입교한 자전적 과정을 서술한 수필이다. 이외 국내 출간된 책으로 ‘가벼운 삶의 기쁨’ ‘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들’ ‘플랜 B’ 등이 있다.

그는 자신이 우연히 마주치고 싶은 책, 실제 삶과 관련된 진솔한 책을 쓰고 싶어한다. 그리고 인간애와 영적인 변화, 경이로움과 기이함이 공존하는 믿음의 이야기, 자신을 웃게 해 주는 탄산이 섞인 거룩함 같은 웃음을 선물하고 싶어한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글쓰기는 저에게 치료 약”이라고 했던 말에 깊이 공감한다.

그의 서사에 영성이 있는 이유는 그가 회심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조부모는 일본에서 장로회 전도사로 활동했을 정도로 신실했으나 그의 부모는 신앙인을 무지한 사람들로 여겼다. 이런 가정환경 속에서 그는 무신론자로 성장했지만 영적인 갈망은 꿈틀거렸고 회심의 순간은 선물처럼 다가왔다.

77년 대학 2학년 때였다. 키르케고르의 ‘두려움과 떨림’을 읽은 후 세상이 달라 보였다. 키르케고르가 쓴 바에 따르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사랑과 동행이 없다면 자신의 삶은 너무나 공허하고 미개하므로 아들이 죽거나 사는 문제는 거의 중요치 않았다. 또 이 땅에서는 하나님의 존재를 확실히 알 수 없기에 믿음의 도약을 이뤄야만 했다. 아브라함은 두려움과 전율을 느끼며 의심의 심연을 뛰어넘었다. 키르케고르의 해석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장면을 이해한 후 나의 내면에 고요함이 찾아들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앉아 한참 동안 숨을 죽인 다음 나는 마침내 경계를 넘어섰다. 정확히 믿음의 도약은 아닐지라도 갑작스러운 비틀거림 정도는 되는 이 변화를, 내가 어떻게 왜 능동적으로 행하게 됐는지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나는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강의실을 나섰다. 나는 달라졌음을 느꼈다.”(‘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 중)

앤 라모트는 전작들을 통해 인생의 무게를 지혜롭게 내려놓는 법을 이야기한다. 저서 ‘가벼운 삶의 기쁨’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동안 우리의 삶은 점점 무거워지고 만다. 일어난 일에서 뭔가 배우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부탁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선 생각을 끄면 삶은 가벼워진다”고 조언한다.

또 그는 회복하기 힘겨운 상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기도뿐이며 진정한 삶의 복원은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탄없이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도는 참된 자아가 진실, 진리, 빛에 이르는 소통이기도 하다. 기도는 들리는 것에 도달하는 것이며 어둠과 한기 대신에 세상에 빛과 온기를 찾고자 바라는 것이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해바라기처럼 빛을 따라간다. 최소한 빛이 들어오는 곳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삶의 자세를 바꿀 수 있다.”(‘가벼운 삶의 기쁨’ 중)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를 때

앤 라모트는 절망의 수렁에 빠졌다가 헤어나온 경험을 했기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진실한 조언을 한다. 그는 고통의 끔찍함을 멀리해봤자 소용없을 거라고 일침을 가한다. 어설프게 묻어버린 고통은 언제든지 더 큰 고통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고통의 끝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인다는 것이다.

질병이나 참사 등을 겪지 않아도 삶이 버거운 순간이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이럴 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들에 눈을 돌려볼 것을 권한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져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해보며, 아름다운 자연을 느껴보고, 때론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보라고 말한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아이의 웃음, 엄마와 함께 나눈 일상적인 대화,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지난봄 심었던 씨앗에서 큰 작은 싹. 일상을 스쳐 지나가는 소소한 것들이 때로는 우리를 웃고 울게 한다. 슬픈 날도 주고 기쁜 날도 준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루가 당신에게 가장 큰 의미다.”(‘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 중)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기도하게 된다. 인생의 간결한 섭리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마음의 소란을 끄고 평화와 안식을 켜는 방법을 배운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미리 알고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란 것을 마침내 깨닫는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서성거리는 우리에게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존재’를 찾으라는 그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싶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것들을 털어놓게 만드는 대상을 갖는다는 것은 가벼운 삶의 출발이다.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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