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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에 진심’ 맥도날드 전략 먹혔다… 전세계 매장 북적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 9일(현지시간) BTS 세트를 픽업하려는 배달원들이 줄을 서있다. AFP연합뉴스


맥도날드가 가수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해 한정판 세트 메뉴를 출시하자 전세계 팬들이 매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에 집중해온 외식업계에선 이례적인 마케팅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BTS가 협업한 ‘The BTS 세트’가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출시 첫날인 지난 9일(현지시간) 매장에 인파가 몰려들어 영업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세트 구성 상품인 맥너겟의 국내 일평균 판매량이 행사 전 4주간 일평균보다 283% 급증했다.

맥도날드는 현재 전세계 50개국에서 BTS 세트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의 일환인데 하나 이상의 국가에서 출시되는 것은 BTS가 최초다. 프랑스, 일본 등 미출시 국가에선 판매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마케팅은 BTS를 단순히 광고모델로서만 소비하지 않는다는데 차별점이 있다. 맥도날드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이번 글로벌 협업을 기념하기 위해 브랜드 시그니처 색깔을 버리고 매장 내부를 팬덤 상징인 보라색으로 꾸몄다. 매장엔 신곡 ‘버터’를 비롯한 BTS 노래만 재생된다. BTS 팬덤 ‘아미(ARMY)’ 사이에서 ‘맥도날드는 BTS에 진심’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BTS 세트의 인기는 온라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장지에 담긴 보라색과 한글은 전세계 고객들 사이에서 많은 SNS 후기를 생성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BTS 세트의 한글 SNS 언급량은 출시 전보다 일평균 17배 증가했다. 포장지를 텀블러, 폰케이스 등으로 리폼한 굿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협업이 맥도날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거란 평가가 나온다. 여준상 동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보수성이 강한 브랜드인 맥도날드로서는 대대적인 혁신”이라며 “맥도날드 브랜드 자체가 오래되고 식상해진 느낌이 있었는데 BTS의 컨텐츠·문화가 들어가면서 젊어지고 활기차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실적이 개선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 가맹점을 제외한 한국맥도날드의 매출은 7910억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9.7% 증가한 483억원을 기록했다. ‘베스트 버거’ 이니셔티브 등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매장 영업 매출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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