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교회, ‘쓰레기 제로’ 실천… 일회용품부터 줄이자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탄소중립과 쓰레기제로교회 교육워크숍’ 참가자들이 강사로 나선 송경호 더 피커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다. 줌 영상 캡처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을 선언하면서 교회도 일회용품 줄이기 등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 이행방법을 모색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살림·센터장 유미호)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탄소중립과 쓰레기제로교회 교육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에는 현재 교회 안팎에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숍을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성도와 목회자 6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강사는 2016년 국내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숍을 선보인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가 나섰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더 피커에서는 곡물과 과일 등 포장 없이 판매하는 식료품과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 친환경 재활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소비회복과 물건의 삶’과 ‘자원순환과 제로 웨이스트숍’을 주제로 강연하며 교회에서 제로 웨이스트숍을 운영하거나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교회가 제로 웨이스트숍을 새로 세우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고쳐 쓰고 친환경 물품을 나눠쓰는 ‘생활 기술 공동체’를 꾸려볼 것을 제안했다. 송 대표는 “제로 웨이스트숍 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포장 없이 팔 수 있는 물품이 법적으로 매우 제한돼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포장 없이 식재료만 판매할 수 있고, 가루와 액체 세제 및 화장품은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 2급 소지자가 상주해 전문 용기에 담아 팔아야만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사업이 아닌 공동체 내에서 소비하는 건 문제가 없으므로, 세제를 판매하기보단 교회에서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 나눠쓰고, 제작 방법도 주변에 공유해 친환경적 문화를 지역사회에 전파하는 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교회 내에서 제로 웨이스트숍을 열고자 한다면 먼저 카페, 서점 등 기존 시설을 ‘제로 웨이스트화’해 볼 것을 조언했다. 꼭 가게를 세우지 않아도 일회용 컵이나 주보 등 기존 시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를 파악하고, 이를 줄이려는 노력만으로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볼 수 있다. 그는 “비품 고쳐쓰기, 벼룩시장과 수공예 클래스 열기 등 교회가 공동체 단위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교회에서 시작된 다양한 형태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사례가 전국에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크숍은 오는 28일 ‘안전한 녹색소비, 행복한 되살림’ ‘나로부터 시작되는 쓰레기제로 교회’를 주제로 다시 열린다. 이날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김정지현 자원순환사회로가는길 이사와 유미호 살림 센터장, 김대은 살림 코디가 강사로 나선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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