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탄소 배출 제로 시대 앞당기자” 교계 실천의 힘 모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주요 교단 대표와 실무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언문을 채택한 뒤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행동을 다짐하고 나섰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과 흡수를 일치시켜 더 이상의 지구 온난화를 막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한편 ‘보시기에 좋았던’ 피조세계 복원을 위해 생태목회 매뉴얼 개발, 기후위기 지원기구 설립, 다음세대 녹색교육 강화 등을 결정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는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9개 회원교단과 5개 회원기관 총회장 사무총장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포식’을 열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은 하나님이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지구 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돼 조화롭게 살도록 명하셨음을 믿는 신앙 고백으로 시작한다. 이어 그간 창조보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을 회개하고 기후위기의 진실을 직시하며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와 기업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행동을 요구하는 한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의 실천 방안까지 담았다. 교단과 지역교회별 기후위기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참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 캠페인 등을 통한 성도들의 실천 안내를 결정했다.

선언문은 참석자 전원이 서명하고 낭독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의 오상열 총무는 “기후위기 생태위기 시대를 맞아 총회 차원에서의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이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의 실제 일상과 교회 생활에서 탄소중립이 이뤄지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오일영 총무는 “하나님 선교는 모든 피조물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을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이건희 총회장은 “2050년이 아니라 앞당겨 탄소배출 제로의 시대를 맞이하도록 성도들과 함께 애쓰고 기도하자”고 밝혔다. 정부에선 문화체육관광부 조현래 종무실장이 나와 “한국교회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정욱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장도 참석해 축사했다.

NCCK 회장인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는 “교단마다 신학과 교리와 예배방식이 다르지만 주님이 만드신 지구를 살리고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일에 힘을 모으게 하시니 감사하다”고 기도했다. 구세군한국군국 이충호 서기장관,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장미선 총회장, 한국정교회 박인곤 보제,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은섭 총회장 등이 참석해 녹색교회를 위한 일치와 협력을 다짐했다. 한국YWCA연합회 원영희 회장, 한국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기독교방송 대한기독교서회 등에서도 뜻을 모았다.

이홍정 총무는 “성도 각자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생명신학에 대한 고백을 통해 오늘과 미래세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탄소중립 선포식은 이런 성찰을 담은 첫 행동”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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