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빈 공간… 하나님의 사랑·섭리로 채우라

백석대와 백석문화대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진행된 ‘백석 사랑나눔 대축제’에서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밀폐, 밀접, 밀집의 위험성이 강조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온 세계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속히 코로나가 종식되고 안정돼 예전처럼 편안하게 사회생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유롭게 만나고 교제하던 상황에서도 인간적인 외로움은 늘 있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라는 주제가 부각됐을 뿐 이전에도 우리는 항상 외로움을 느껴왔습니다.

‘군중 속에 고독’이라는 말처럼 근원적인 외로움은 인간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자신 안에 있는 근원적인 외로움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초대교회 교부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가 하나님만으로 참된 안식을 누린다고 했습니다. 인간 안에 있는 마음의 빈 공간은 하나님만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외로움은 하나님과 관계 회복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 우리 인간을 지으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모이기를 힘쓰라고 하고, 서로 사귐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인간적인 관계로 만족을 누리게 하시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과 가까이 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야고보서 4장 8절은 “하나님을 가까이 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 하시리라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하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먼저 인간관계가 회복됩니다. 인간관계의 회복이 실질적인 목적이 아님에도 자연스럽게 관계가 회복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파괴됨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해서 우리의 행실을 돌아보고 마음을 성결하게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도서 3장 11절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우리 안에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을 때 하나님을 가까이 할 수 있습니다. 영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조물인 우리는 시간적인 존재이기에 영원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우리가 영원을 느끼는 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을 만남으로써입니다.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입니다.

로마서 8장 31~32절은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하시는 분입니다. 독생자 아들을 내어주실 만큼 무척이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이런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통해 우리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까지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믿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고, 용서할 수 없는 사람까지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고난이 가족을 구원하고,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인 것을 알았기에 끝까지 모든 것을 참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믿었기에 자기를 노예로 팔아넘겼던 형들에게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고 말하며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창 45:8)

요셉은 하나님께 선택받은 사람이었음에도 평생 외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형제들에게 버림받고 상전에게도 버림을 받으며 감옥에 갇히는 힘든 세월을 보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요셉이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향한 굳센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은 단지 기적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습니다. 참고 견디면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다는 소망으로 견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을 주시든 그것은 자신에게 합당하며 반드시 합력하여 선으로 나타날 것을 확신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요셉이 자신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하셨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의 어려움을 통해 우리와 만나고 우리를 변화시키시길 원하십니다. 주님과의 친밀한 사귐을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어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섭리의 하나님임을 고백하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장종현 백석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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