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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한·일, 상황 지켜보다 접종 늦었다”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봉쇄 완화 조치에 따라 영업을 재개한 야외 술집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AP뉴시스


코로나19 방역 선진국이었던 한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백신 접종 국면에서 시간을 끌다 뒤처지고 방역 후진국이었던 미국, 영국이 백신 ‘올인’ 전략으로 위기에 대응해 앞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과 미국·영국 간 수십배에 이르는 백신 접종률 격차는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과의 차이가 백신 확보 노력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보도했다.

방역 단계에서 극심한 피해를 겪었던 미국과 영국은 백신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한국 등 아·태 지역은 백신 예방 효과나 부작용 등을 검토하느라 접종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NYT는 “이제 역할이 뒤바뀌었다. 코로나19 감염을 상당 부분 진압한 국가들은 선진국 중 백신을 가장 느리게 접종하는 축에 속하고 감염과 사망으로 고통 받았던 미국과 영국은 백신 접종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미국은 인구의 38%가 1차 접종을 마쳤다. CNN은 여름까지 미국 접종률 70~80%를 달성해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에 나선 영국은 접종률이 49%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접종률은 2.9%에 불과하다.

미국 등은 백신 확보에 집중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소장은 “두 국가는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 백신에 크게 베팅했다”며 “전 세계가 백신 공급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각국을 줄로 세우면 영국과 미국은 첫 차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등 아·태 지역은 방역엔 선방했으나 백신 확보엔 뒤처졌다. CNN은 “백신의 예방 효과, 부작용 등을 검토하기 위해 계약을 늦추거나 외국의 상황을 지켜봤다”며 “초기 방역에 성공했지만 의도치 않게 백신 접종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 후발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로 인한 값비싼 시차를 활용하고 있다”며 “1년이 넘도록 여행, 외식, 가족 모임 등이 제한된 일부 시민들은 늦어지는 백신으로 좌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가 코로나19 종식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우텔 교수는 “국민의 90%가 백신을 맞지 않은 국가에선 재앙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변종 바이러스가 빠르게 등장하는데, 국민 다수가 백신을 맞지 않은 ‘섬’에 있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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