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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케리 방중, 미국의 日원전수 편들기로 빛바래” 평가절하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태운 버스가 지난 14일 저녁 상하이 스테이트 게스트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케리 특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을 방문한 첫 고위급 당국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미·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는 케리 특사 방중 의미를 기후변화 대응 협력으로 한정하면서 그마저도 미국의 일본 편들기로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15일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케리 특사를 초청함으로써 전세계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며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기후 대응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면 협상을 하는 것이 아무 접촉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현재 미국 정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번 협력이 미·중 관계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케리 특사는 미·중이 무역, 인권, 대만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와중에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행정부 첫 고위 인사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다. 이 때문에 케리 특사의 중국 방문으로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중국은 기후 문제 협력으로만 선을 그은 것이다.

중국은 특히 미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방관해 케리 특사의 아시아 방문 의미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관용은 인류 안전보다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기적 태도”라며 “미국이 위선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면 중국, 한국과 함께 기후 대응 캠페인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리 특사는 중국에 이어 1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군은 미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한 날 대만해협 펑후열도 남쪽 해안에서 실사격훈련에 들어갔다. 중국 광둥성 해사국은 15일부터 20일까지 훈련이 실시되는 해역을 공지하면서 모든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중국이 지난 12일 대만 인근 상공에 25대의 군용기를 띄워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벌인 후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과 대만을 향한 경고로 해석된다.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이 이끄는 미 대표단은 이날 대만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차이 총통은 “중국은 근래 빈번하게 대만 주변 바다와 상공에 군함을 보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만은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의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미 대표단과 차이 총통과의 만남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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