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모여 예배·퀴즈·미션… 초등부 아이들이 달라졌다

성남산성교회 초등부는 올해부터 온라인 주보를 예배에 사용하고 있다. 초등부 아이들은 온라인 주보를 통해 예배 출석도, 퀴즈 풀기도, 웹툰 보기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교회 활동을 통해 얻는 점수를 온라인 주보에 게재함으로써 게임 플랫폼 느낌이 나도록 했다. 성남산성교회 제공




큐알코드를 통해선 성남산성교회 사역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성남산성교회 제공


‘카톡.’ 경기도 성남 중원구 둔촌대로 성남산성교회(담임목사 배성환) 초등부 찬희(11)양의 폰에 알람이 울렸다. 교회 초등부 담당 교역자인 한찬송(아래 사진) 목사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한 목사는 주일 오전 10시15분쯤이면 어김없이 찬희양 등 초등부 학생들에게 온라인 주보를 톡으로 보낸다. 설 연휴 마지막이자 주일이었던 14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찬희양은 익숙하게 온라인 주보 메인 화면의 ‘줌온라인예배입장’ 버튼을 눌렀다. 곧장 예배 화면이 떴다. 예배 30분 전 초등부 선생님과 간단한 랜선 게임, ‘S포인트게임’이 시작됐다. 찬희양은 이 게임에서 S포인트를 획득했다. S포인트는 성남산성교회의 영어 이니셜 S와 과자를 뜻하는 스낵(Snack)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말로, 한 달간 포인트 합산 결과 가장 높은 3명에게 특별 상품을 준다. S포인트는 간간이 등장하는 설교 시간 참여 활동으로도 받을 수 있다.

포인트 획득을 위해 집중하다 보니 순식간에 예배가 끝났다. 찬희양은 줌을 통해 담당 선생님과 함께하는 공과모임에 참석했다. 화상으로 하는 모임이지만, 서로 교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공과모임까지 마친 찬희양은 온라인 주보에 링크돼 있는 ‘퀴즈풀러가기’ 버튼을 눌렀다. 오늘 설교 말씀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찬희양은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었다.

찬희양은 퀴즈 버튼 옆에 적혀 있는 ‘이번 주 미션’과 ‘2월 미션’은 따로 메모해 뒀다. 이번 주 미션은 설교 말씀이었던 ‘아브라함의 언약’을 글이나 그림, 음악, 게임 등으로 표현해 교회 구글 드라이브에 올리는 것이었다. 2월 미션은 ‘십계명송을 외우고 영상 찍기’ ‘십계명 포스터 만들기’였다.

성남산성교회 초등부가 온라인 주보를 사용한 지는 2달 정도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모이는 예배가 어려워지자 한 목사는 종이 주보를 대신해 온라인 주보를 제작했다. 손가락 터치 하나로 쉽게 콘텐츠를 접하는 요즘 세대 성향에 맞춰 최대한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특이한 점은 점수제를 도입해 온라인 주보가 일종의 게임 플랫폼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교회 생활을 즐거운 놀이처럼 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초등부 학생들은 온라인 주보를 통해 자기가 모은 점수를 확인하고, 찬희양이 풀었던 퀴즈 등을 통해 점수를 쌓는다. 주일 예배 출석, 주 미션, 월 미션, 전도 등 활동들도 모두 ‘미션포인트’로 적립된다. 적립된 미션포인트는 S포인트와 마찬가지로 상품으로 교환 가능하다.

사실 점수제를 도입할 때는 고민이 많았다. 자칫 점수를 쌓는 것이 교회 활동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찾은 해답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미션을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점수를 얻기 위해 미션을 하지만, 이 미션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기게 하려 했다. 주 미션과 월 미션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점수 쌓는 데 몰입하던 아이들이 점점 자신들이 만들어낸 미션 결과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은 교역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최근 교회에서 만난 한 목사는 “한 번은 천지창조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껏 표현해 보라는 미션을 줬다. 그랬더니 어떤 친구는 그림책을 만들어 오더라”며 “천지창조를 귀로만 들었던 아이들이 그걸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했겠나. 그 모습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다음세대가 살려면 초등부가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 듣고 요약도 해야지, 퀴즈도 풀어야지, 주·월 미션 해야지 아이들이 할 게 너무나 많다”면서도 “그러나 이걸 할 수 있는 게 초등부 때”라고 말했다. 이런 미션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은 초등부 때뿐이라는 얘기다.

성남산성교회는 그동안 아이들이 올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 문턱을 낮추는 데 힘을 쏟았다. 인근 초등학교에 찾아가 아이들과 축구하며 축구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어준 것도, 교회에서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 게임을 이용해 대회를 연 것도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배성환 목사는 “다음세대와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을 끊임없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작은 교회지만 동네에서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아이들이 교회로 오기 시작했고 초등부 재적 학생도 3배 넘게 늘었다. 현재 초등부 재적 학생은 50명 정도로 지난해 중등부로 올라간 아이들까지 합하면 70명 가까이 된다. 성인 재적 성도 140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게 양적 부흥은 찾아왔지만, 교역자들에겐 아이들의 신앙이 질적으로 성숙해야 한다는 데 갈급함이 있었다. 코로나19는 그 답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한 목사가 아이들 각각의 이름으로 된 구글 드라이브를 보여줬다. 그곳엔 아이들이 만든 콘텐츠 등 미션 결과물이 저장돼 있었다. 그는 “1년이 지난 뒤 아이들이 자신이 차곡차곡 쌓아온 신앙 기록들을 볼 때 얼마나 뿌듯해할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고 말했다.

초등부가 살려면 이들의 부모인 ‘젊은세대’가 살아야 한다. 성남산성교회에는 최근 초등부의 활발한 활동에 맞춰 30~40대 젊은세대 ‘단톡방’이 생겼다.

한 목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건 사역자가 아닌 부모”라며 “코로나19와 함께 목사에게만 배우는 시대는 지나갔다. 집에서도 말씀을 가르쳐야 하며 그 역할은 부모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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