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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정권’ 호주오픈, 아슬아슬

호주 테니스 선수 버나드 토미치가 17일(한국시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앞두고 호텔방에 격리된 채 속옷 차림으로 라켓을 들고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왼쪽)와 라파엘 나달이 지난 14일 호주 애들레이드 공항을 통해 다른 선수들과 별도로 입국하는 모습. EPA·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참가 선수들이 탄 호주 멜버른행 전세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이나 탑승했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회 정상 개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테니스협회(TA)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전세기 탑승자 79명(선수 24명) 중 2명,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발 전세기 탑승자 64명(선수 23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호주는 다음 달 8일 시작할 호주오픈을 위해 지난주부터 1200명의 선수·관계자들을 15개의 항공편으로 나눠 입국시키고 있다. 그 중 2개 항공편에서 문제가 생겼다. 로스앤젤레스발 전세기에선 코치와 승무원 각 1명, 아부다비발 전세기에선 비앙카 안드레스쿠(7위·캐나다)의 코치인 실뱅 브르누가 확진된 걸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대회 여자 단식 2회 우승자 빅토리야 아자란카(13위·벨라루스)를 비롯해 전 US오픈 우승자 슬로안 스티븐스(39위·미국),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41위) 등 유수의 선수들이 확진자와 함께 전세기에 타 격리 대상자가 됐다.

완전격리에 들어간 선수들은 거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애초 주최 측은 격리 기간에도 하루 5시간씩 야외 훈련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는데, 엄격한 방역 관리 미비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게 된 것이다. 5세트 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대회 특성상 훈련 부족은 큰 부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알리제 코르네(53위·프랑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¾이 빈 비행기에서 한 명이 확진됐다고 오랜 연습과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미안하지만 이건 미친 짓이다”고 호소했다.

별도의 항공편·독립된 호텔까지 보장받은 ‘톱 랭커’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사카 나오미(3위·일본)는 4명의 팀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고,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호텔 발코니에 나와 세르비아 팬들과 한동안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마르타 코스튜크(99위·우크라이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호텔에 있는 선수들을 봤는가. 그들의 창문은 열려있다”며 분개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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