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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국계’ 美 장관 나오나… 데이비드 김, 교통장관 거론



미국에서 최초의 한국계 장관이 나올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아시아계 단체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아시아계 장관 추천 리스트를 보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리스트에 한국계 2세인 데이비드 김(사진) 캘리포니아주 교통청장도 포함됐다고 WP는 전했다. 아시아계 단체들은 데이비드 김을 바이든 행정부의 교통부 장관으로 기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교통부 부차관보로 근무했고 현대자동차 워싱턴사무소 부사장을 지냈다. 바이든 당선인이 아시아계 단체들의 요청을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이 데이비드 김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할 경우 미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장관이 나오게 된다.

미 의회의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에 소속된 의원들은 이날 화상으로 바이든 인수위의 핵심 인사들을 만나 차기 행정부의 고위직에 아시아계 인사를 기용할 것을 요청했다. 아시아계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인종 다양성을 촉구하는 형식으로 대선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이번 화상회의에는 미국 여야에서 초당적으로 모인 12명 정도의 아시아계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미 대선에서 아시아·태평양 출신 유권자들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많은 표를 던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전체 인구에서 아시아계 비율은 7% 정도로 추산된다. WP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이번 대선의 최대 접전지 중 하나인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를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든 인수위는 아시아계 인사 기용에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WP는 이날 화상회의 분위기는 정중했으나 의원들은 바이든 인수위의 대답에 실망감을 갖고 회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특히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이 화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불참해 실망감을 안겼다.

현재까지 바이든 행정부에서 장관급으로 지명된 아시아계 인사는 단 한 명이다. 인도 이민자의 자녀인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탠든 지명자는 공화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상원 인준이 불투명한 상태다. 자칫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시아계 고위직 인사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아시아·태평양 출신들의 이해를 가장 잘 대변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약속해 ‘아시아아메리칸·태평양 출신 연합(AAPI)’은 1100만 달러(약 120억원)를 바이든에게 기부했고, 5000명의 자원봉사를 모았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CAPAC 소속 의원 19명은 2주 전 바이든 인수위에 보낸 편지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도널드 트럼프보다 2배 많은 표를 줬다고 주장했다.

WP는 바이든 당선인이 내각에서 아시아계 인사를 기용하지 않을 경우 이는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아시아계 인사가 장관급에 최소 1명 이상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 아시아계 인사 2명이 주요 포스트에서 활동했다.

아시아계뿐만 아니라 흑인과 히스패닉계 의원들도 바이든 당선인에게 장관급 인사 지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표적 흑인인권 단체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지도부와 8일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나를 밀어붙이는 게 그들의 일”이라며 “내 일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다 끝나면 가장 다양한 내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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