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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윤서방파



서방파는 김태촌이 주도한 조직폭력단체다. 1970~80년대 양은이파, OB파와 함께 3대 패밀리로 불렸다. 김씨는 76년 서울 무교동 한 호텔에서 반대파 두목을 불구로 만들었고, 당시 야당인 신민당 전당대회장에 난입해 각목을 휘두르기도 했다. 서방파를 결성해 세력을 키워가다 86년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을 난자한 사건으로 투옥됐다. 김씨는 92년 ‘범죄와의 전쟁’ 기간에 세력 재결집을 위해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로 다시 체포돼 징역 10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출소한 김씨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다가 2013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서방파라는 명칭은 경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김씨의 고향인 광산군 서방면(현 광주광역시 북구 일대)에서 따와 붙인 것이다. 범서방파는 김씨 사망 이후 명맥을 유지하다가 2014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부두목 등 61명이 입건되면서 사실상 세력을 잃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7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윤서방파 두목, 그런 느낌이 든다”고 언급해 서방파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서방파란 표현을 쓴 건 정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대검 청사 앞길에 도열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서초동에 신 ○서방파가 대검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이 청사에 배달된 응원 꽃바구니를 보는 사진을 올리며 “신장개업 나이트 ‘법무’”라는 글로 맞받았다.

윤서방파가 서방파에서 딴 것인지, 남편을 낮춰 부르는 서방에서 차용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 의원이 이 조어를 쓰며 “윤 총장은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니고 검찰 편이다”라고 한 대목도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린다. 어쨌든 윤서방파와 더불어 ‘문서방파’ ‘추폭마누라’ 등의 신조어들도 등장하고 있다. 검찰과 법무부가 절제 없이 공공연하게 싸우면서 양쪽 모두 희화화돼 권위와 신뢰가 추락한 건 분명해 보인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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