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강경 발언 쏟아내온 스가… 만나본 이들은 “보수지만 극우는 아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사진) 관방장관의 극우적 발언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실제 스가 장관이 “보수지만 극우는 아니다”는 시각도 있다. 사석에선 소탈하면서도 일 처리에 있어선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등 ‘복합적 인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스가 장관의 발언 중 특히 회자되는 내용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2014년 1월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우리나라(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 2013년 11월에는 안중근 표지석 설치에 대한 질문에 “안중근에 관해선 범죄자라는 것을 한국 정부에 그동안 전해 왔다”며 “(표지석 설치는)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2018년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 입장에서 해결할 것을 촉구하자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냈고, 강제징용 관련 국내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국제법 위반”이라며 보복 조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스가 장관을 만나본 사람들은 그의 대외적 이미지와 실제가 조금 다르다고 말한다. 2014~2016년 주일대사를 지낸 유흥수 전 의원은 6일 “관방장관 자리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이지 아베 신조 총리처럼 이념 자체가 극우라고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2017~2019년 주일대사였던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도 “자민당 소속이라 보수이긴 하지만 극우로 분류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사석에서 본 스가 장관을 ‘소탈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이 교수는 “스가 장관과는 주로 오찬을 했는데 언론 브리핑 등으로 너무 바쁠 때는 라면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기도 하고,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으면 ‘오늘 만나서 한 얘기를 각자 내부에 보고하지 말자’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휴가를 보낸 적도 있다고 한다. 유 전 의원은 “휴가 때 제주도에서 2~3일 머물며 삼계탕 먹은 것을 계기로 삼계탕을 매우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었다”며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산책하고 출근하는 것을 자신의 건강 유지 비결이라 하는 등 노력형 인물”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자상한 것 같으면서도 일 처리를 보면 아주 냉정한 사람인 것 같았다”며 스가 장관을 ‘복합적 면모를 가진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웃으며 부드럽게 얘기하다가도 막상 일하러 들어가면 꼼꼼하고 딱딱해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