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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 청정국과 북한



세계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100만명 정도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52만여명이다. 그런데 이같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로나 청정국’으로 남아 있는 나라가 있다. 유엔 통계상 세계에서 가장 외국인과 접촉이 적은 나우루나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나라 7개국 정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의도적으로 환자를 숨기고 있거나, 진단검사 등 역량이 부족해 환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스스로 청정국이라고 주장하지만, 신뢰성이 거의 없는 북한을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예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북한은 올 초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가장 먼저 중국과 북한 간 국경을 폐쇄했다. 이런 ‘성공적인’ 방역 덕분에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 발표 내용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제사회의 판단이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북한에도 확진자가 상당수 발생했으며, 대대적인 방역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코로나를 주 의제로 삼은 정치국 회의를 열고 직접 대책을 지시했다고 3일 보도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일 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 2주년 당시 코로나 위기를 남북협력의 기회로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은 이제라도 코로나 발생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남북협력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한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지시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때마침 문 대통령도 외교안보라인 전면 개편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가장 시급한 코로나 사태부터 협력을 시작해 비핵화나 남북미 간 정상회담까지 한반도에 다시 훈풍이 불었으면 좋겠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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