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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마지막 그 꿈을 위해 왔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공식 복귀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으로부터 핑크색 유니폼을 받아 입은 뒤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를 가리키며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짓고 있다. 김연경은 2009년 일본에 진출한 뒤 유럽·중국 무대를 누비다 11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아이보리색 정장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연경(32)은 곧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으로부터 분홍색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유니폼엔 해외 진출 이후 잠정적으로 결번이 됐던 등 번호 ‘10번’과 함께 ‘김연경’이란 한글이 또렷이 각인돼 있었다. 김연경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지난 2005년 이후 일본에 진출한 2009년까지 약 4년 간 입었던 친정팀 유니폼을 차려 입고 환한 얼굴로 웃어보였다. 해외로 떠났던 ‘배구여제’가 11년 만에 한국 무대로 복귀한 순간이었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복귀 기자회견을 갖고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많은 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된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코트에 들어가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흥국생명은 지난 6일 김연경과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 레프트로 활약하며 전 세계 배구 선수 중 최고 수준의 연봉(세전 20억원)을 받았던 김연경은 1년 간 3억5000만원으로 통 크게 연봉을 삭감하고 친정팀 복귀를 선택했다. 샐러리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후배들의 연봉에 손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김연경 본인에게도 한국 복귀는 필요한 상황이었다. 해외 리그는 재개가 불확실한 상태고 올해 예정된 국가대표 훈련 일정도 없다. 내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 메달을 위해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 국내 복귀는 해외 유수의 구단에서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차지한 김연경의 마지막 목표 ‘올림픽 메달’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김연경은 “사실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배구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었고, (연봉 삭감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어 부모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올림픽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2005-06시즌 흥국생명에서 데뷔해 그 해 신인선수상,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차지했다. 이후 2번의 시즌에서도 김연경은 매번 MVP 타이틀을 챙겼다. V-리그에서 뛸 동안 김연경은 코트를 초토화시킨 ‘여포(呂布)’와 같았다. 때문에 팬들과 타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흥국생명이 ‘무실세트’로 우승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우승을 목표로 준비하겠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개인 타이틀에도 큰 욕심이 없다”면서도 “만약 우리가 우승을 한다면 잘 좀 부탁 드리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연경은 전 소속팀이었던 터키 엑자시바시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해외에서 보낸 11년의 시간 동안 선진 리그에서 배워온 노하우도 많다. 때문에 흥국생명의 후배들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경은 “일본 유럽 중국에서 뛰며 배구선수로서 프로정신, 책임감, 몸관리, 전술적인 부분까지 많이 배웠다”며 “흥국생명에서는 주장이 김미연 선수고, 완장이 없기에 센 언니 약한 언니 따지지 않고 선수들과 화합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복귀를 앞두고 30대가 된 김연경의 체력과 컨디션이 과거 전성기 때보단 저하됐을 거란 평가도 많다. 김연경은 이에 발끈하며 “아직 만 32세고 비시즌에 휴식을 취하면서도 치료와 웨이트를 해 컨디션을 유지하려 했다”며 “시즌 전에 근육량을 더 늘려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오는 7월 팀에 합류한 뒤 8월 개최될 예정인 컵대회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돼 코트에서 팬들을 만날 걸로 기대된다. 박미희 감독은 “김연경 선수 몸상태를 체크해보고 그에 따라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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