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세 자녀 집에 두고 가출한 뒤 겪은 신천지의 실상 ③



이지연(가명·40)씨의 간증을 필자가 정리한 글이다

실제로 지연씨는 현란한 그들의 성경 강연에 혀를 내둘렀다. 창세기, 출애굽기, 요한복음, 요한계시록을 종횡무진 오가면서도, 어떤 해석이나 주석도 없이 오로지 성경만으로 강연이 진행됐다. 그런 점은 지연씨에게 무척 성경적으로 보였다. 2주 복음방 과정을 마친 2016년 1월 18일, 지연씨는 ‘센터’에 입성했다. 보통 2~3개월 정도의 복음방 과정을 해야 센터로 옮긴다고 하는데 지연씨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였다. 그만큼 지연씨는 깊고 빠르게 신천지에 빠져들어 갔다. 지연씨는 정말이지 죽을 만큼 성경공부를 열심히 했다. 센터에서는 분필을 사용하는 흑판으로 강의하는데 그녀는 학원 의자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말씀이 너무 재밌어서 “이곳은 어디입니까”라고 물으면, 그들은 “말씀이 사라진 시대에 원로목사님들이 이를 안타까워하며 말씀을 재능 기부하듯 가르쳐 주시는 곳”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신천지에 잘 미혹되지 않는 사람의 특징이 드러난다. 먼저 성경이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신천지에 빠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나는 잠이 많고 게을러. 공부하는 게 싫어”라고 말하는 사람 또한 신천지에 잘 빠지지 않는다. 성경을 읽으면서 헷갈리고 궁금한 게 많아 알고 싶은 열정이 가득한 사람, 한번 몰두하면 잠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몰방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위험하다.

신천지에서는 부지런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연씨는 자녀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오전 10시까지 센터로 뛰어갔다. 매일 전쟁 같았는데도 성경 공부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도 신천지는 그 재밌는 성경공부 자료를 주지 않았다. 학습 목표, 제목과 내용을 모두 열심히 필기한 뒤에도 필기장은 센터에 놓고 다녀야 했다. 지연씨는 성경 공부가 너무 좋아서 칠판을 사진으로 찍듯, 스캔하듯 제목과 학습 목표를 외우고, 복음방 교사에게 매일 요약해서 전송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장난으로 “이렇게 공부하면 하버드대학도 가겠구나” 할 정도였다. 그러나 센터에선 비유 풀이에 완전히 세뇌되기 전까지 이만희 교주에 대해 오픈하지 않았다.

신천지에서는 ‘열매 하나를 맺기 위해 만국을 소성케 하는 잎사귀가 필요하다’며 전도대상자를 ‘열매’라 하고 옆에서 감시하는 신천지 교인을 ‘잎사귀’라 한다. 잎사귀는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옆에서 보고자 역할을 한다. 지연씨의 잎사귀 역할을 하던 구역장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자 바쁘다며 다른 신천지 사람을 붙여 줬다. 그는 매일 성경 구절 암송하는 걸 점검하고 지연씨가 아침에 온 시간, 점심과 저녁에 나눈 얘기 등을 전도사와 강사에게 보고했다. 그들은 소통 수단으로 ‘텔레그램’이란 걸 사용했다. 구역장, 선교사, 잎사귀, 강사, 전도사 등이 방을 만들어 지연씨에 대해 공유했다. 예를 들어 지연씨가 “여기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잎사귀에 말하면 잎사귀는 즉시 텔레그램에 “아무래도 단속이 필요할 것 같음”이라며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지연씨에게 이상한 낌새가 감지되면 강사(신천지는 ‘목사’라 칭하지 않고 ‘강사’라 부른다)는 지연씨를 조용히 부른 뒤 “집사님 요즘 마음 상태가 어때요. 약간 의심이 들어간 거 같은데 하나님이 염려하고 계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뜨끔하다. ‘정말 강사가 영성이 뛰어난가 보다’ 하는 생각까지 하며 신천지에 잠식당하는 것이다. 대화의 통로도 신천지에 집중된다. 매일 성경을 묵상하고 느낀 점, 회개할 점, 감사할 점을 전도사에게, 강사에게 전송하다 보면 자연스레 신천지 신도들과만 교제하게 된다. 월, 화, 목, 금요일에는 성경공부를 하고,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센터에서 예배를 드린다. 토요일은 전도를 나간다. 결국, 일주일 내내 신천지에 출석하다 보니 지연씨는 신천지 사람들과만 교제하고 그들하고만 생활하는 셈이 됐다. 지연씨의 삶은 점점 ‘신천지’라는 곳으로 압축돼 갔다. (계속)

정윤석(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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