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님들 보고 싶어 온라인 대심방 시작”

창일교회 이사무엘 목사가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교회 목양실에서 화상회의 앱을 이용해 성도들과 온라인 대심방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안녕하세요, 집사님.”

서울 양천구 창일교회 이사무엘(46) 목사가 자신의 스마트폰에다 인사를 건넸다. 곧바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목소리가 돌아왔다. “엄마, 얼굴 작게 나오려고 뒤로 가지 마” 하는 아이의 목소리도 들렸다. 일반적인 영상통화가 아니었다. 이 목사 스마트폰 화면엔 이모 집사 가정의 영상이 보였고 주위로 부교역자와 권사 등의 영상도 보였다.

지난 7일 만난 이 목사는 한창 대심방 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방문 대신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대심방이었다. 이 목사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을 이용해 교구 목사, 교구장, 사모와 함께 ‘랜선 심방’을 하고 있었다. 벌써 3주째로 170가정 넘게 심방을 마쳤다. 이날은 여러 이유로 대심방이 연기된 가정 중심으로 심방이 진행됐다. 이 목사는 앞에 놓인 2대의 커다란 모니터로 심방 가정의 정보가 담긴 교적부와 채팅창을 참고하며 심방을 이어갔다.

화면을 통해서 하는 심방이었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근황도 묻고 농담도 오갔다. “예기치 못하게 이사 계획이 잡혔다”며 기도제목도 공유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이 목사의 손이 빨라졌다. 성경책을 넘기더니 시편 37편 말씀을 폈다. 이 집사 가정에 전해주고픈 하나님 말씀이라며 함께 읽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이 사람의 걸음을 정하신다”며 “그 길 따라서 믿음 가운데 걸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해진 시간인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이 목사는 곧바로 다음 심방을 준비했다. 미국 이민 연착륙을 위해 필리핀으로 떠난 김모 집사 가정이었다. 코로나19로 이민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김 집사는 밝은 목소리로 이 목사를 맞이했다. 이 목사는 “김 집사님이 본당을 그리워할 거 같아서 배경을 본당으로 했다”며 “잘 지내시죠”라고 안부를 물었다. 김 집사는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 했다.

창일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이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 목사는 대심방을 지난 2월 말로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심방할 수도 있었지만, 이 목사는 교인들과 빨리 만나고 싶었다. 아이디어를 낸 게 온라인 심방이었다. 이 목사는 “대면 심방만은 못하겠지만 나름의 장점은 있다”며 “일단 모이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가정을 방문하면 아이들은 없는 경우가 많다. 다 바쁘니까. 그런데 온라인으로 하니 다들 접속을 하더라”며 “어떤 가정은 호주에 있는 딸이 심방 때 접속해 함께 교제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스마트폰이 없거나 온라인 심방이 불가능한 80세 이상 노년 성도들에겐 매주 금요일마다 반찬과 과일을 담은 도시락을 배달하며 최소한의 인원으로 오프라인 심방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라는 고난의 시기를 통과하는 성도들을 어떻게 섬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교역자들과 함께 성도들이 짧게 묵상할 수 있는 ‘3분 묵상’을 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3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3시간이 걸렸다. 고난주간 때는 필사 성경 책자를 만들어 교회 로비에 비치했다. 교회 홈페이지에도 올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봤는데 저는 코로나는 코이노니아(성도의 교제)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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