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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또 해냈다’ 코로나 뚫고 평온한 총선, 세계가 주목

영국 BBC는 15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모습을 상세히 전하면서 유권자는 마스크를 쓰고 의료진은 발열 체크를 하면서 선거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BBC 캡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와중에 치러진 한국의 4·15 국회의원 총선은 각국 언론들이 보기에도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선거를 연기한 상황에서 처음 실시된 전국단위 선거이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한국의 이번 총선이 감염 사태 없이 종결된다면 다른 나라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15일 서울발 기사에서 마스크를 쓴 유권자들이 1m 이상 떨어져 줄을 서고 손을 소독한 뒤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하는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대다수 사람은 민주주의를 위해 잠깐의 지체를 견디는 게 행복해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날 총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공식 선언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전국 규모 선거다. BBC는 “이번 선거가 전국적인 2차 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로선 한국이 팬데믹 속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또 한 번 증명하기 위한 결정을 했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대다수 국가가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잘못했고 많은 지도자가 향후 투표에서의 심판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예외”라고 전했다. 이어 영국의 위기컨설팅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총선은 팬데믹 사태 속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며 위기에 잘 대처한 지도자에게는 이득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한국에서 여당이 압승할 경우 선거를 치를지 고민하고 있는 일본이나 싱가포르 정상들에게 선거 실시가 정치적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특히 독재정권을 경험한 한국에선 선거가 매우 필수적인 일로 여겨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두연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조차 1952년 대통령 선거를 막지 못했고, 2009년 인플루엔자 사태 때도 재보선이 실시됐다”고 말했다. 이런 한국에서 선거를 연기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선례가 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탈리아의 일간 라스탐파도 “코로나19의 비상 상황에서도 한국은 총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전 세계가 배워야 할 방역 모델이 된 것처럼 현 사태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또 이번 총선이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코로나19만 부각된 선거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토비 제임스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CNN에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광범위한 주제에 관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뿐”이라며 “직관적으로 보면 선거 연기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이러한 시기에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일제히 한국 총선 소식을 전했다. NHK는 “한국의 이번 총선은 임기 후반기를 맞이하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로 유권자의 관심은 경제나 안보가 아닌 방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리는 세계 첫 선거에서 투표율이 주목받는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 총선 투표율은 66.2%를 기록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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