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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한국 총선… 외신들도 주목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초등학교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청운효자동 투표소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15일 진행되는 선거에서 전국 1만4330개의 투표소에선 정기적으로 소독작업이 진행된다. 투표소 입구에서 전담인력이 시민들의 체온을 재고, 발열 증세가 있는 사람은 별도의 투표소로 안내될 것이다. 투표하는 사람들에게는 손소독제와 비닐장갑이 제공되고,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자가격리자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투표하도록 해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과 섞이지 않도록 한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13일(현지시간) 한국 총선 모습을 이같이 전하고 “한국이 이번 선거를 감염의 추가 확산 없이 성공적으로 마치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선을 하루 앞둔 이날 타임 등 외신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예정대로 치러지는 한국 총선에 주목했다.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감염을 우려해 선거를 미루는 가운데 한국이 전국 단위 선거를 처음으로 치르기 때문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타임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두고 논쟁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대통령이 선거를 미룬다면 과거 독재자들이 하던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이 예정대로 총선을 치르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여당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가디언은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 집권 여당은 보통 방어적 위치에 있게 된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여당에 유리하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프랑스, 스리랑카, 뉴질랜드 등 최소 47개국이 코로나19로 선거를 연기한 가운데 한국이 총선을 치른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선거를 치르든 미루든 대중의 건강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위험이 따르게 된다”고 전했다.

토비 제임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정치행정학 교수는 “우리는 선거를 연기하는 것이 반(反)민주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시기에 선거를 실시하는 것도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표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이슈들이 묻혀버리는 탓이다. 매체는 “그럼에도 선거는 유권자의 신뢰를 지키고 입법의 합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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