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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G20국가 백신 개발 투자를”

빌 게이츠 ‘빌&멀린다 재단’ 이사장. AFP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멀린다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12일 세계 주요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코로나19에 맞선 국제적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미국 등 주요 국가 정치지도자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게이츠 이사장이 개별국가를 넘어 국제 공조를 역설한 것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연합뉴스를 비롯해 영국 텔레그래프, 일본 닛케이신문 등에 보낸 기고문에서 “코로나19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G20(주요 20개국) 구성국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먼저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 장갑, 진단키트 같은 보호장구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모두가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동의는 코로나19 백신이 마련됐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들이 백신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기금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재단이 3년 전 여러 국가와 협력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킨 뒤 신종 전염병 창궐에 대비한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CEPI가 현재 최소 8종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시킬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라며 “많은 국가가 최근 2주 동안 CEPI에 기여해 왔지만 여전히 20억 달러(약 2조4230억원)가 필요하다. G20 지도자들의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또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어떤 백신이든 ‘세계적 공공재’로 다뤄져야 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과 함께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 73개국에 에볼라 백신 등 13개의 필수적인 백신을 공급해 온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거론하며 “GAVI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향후 5년간 74억 달러(약 8조9725억원)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의 기금이 당장은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면역 구축 노력이 실패해 코로나19 유행이 더 길어져 생기는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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