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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신혼여행, 해외보다 제주도가 딱”

모델들이 1980년대 예식장 분위기로 꾸민 제주신라호텔 연회장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신라호텔 제공


다음 달 초 결혼 예정인 장하나(32)씨는 각종 예약 취소와 변경으로 정신없는 두 달을 보냈다. 무엇보다 신혼여행이 문제였다. 이탈리아를 오가는 항공권은 겨우 취소할 수 있었지만 호텔 예약금은 고스란히 날렸다. 신혼여행을 완전히 포기하려던 그는 행선지를 제주로 급선회했다. 장씨는 “한 번 뿐인 허니문을 안전한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제주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제주 허니문은 1990년대 초반까지 인기였으나 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로 점차 규모가 축소됐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제주도가 다시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라 롯데 해비치 글래드 등 제주 지역 특급 호텔들이 ‘허니문 패키지’를 만들어 신혼여행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의 이달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 예약은 3월보다 배 이상 증가했고, 롯데호텔제주도 신혼 여행객 문의 건수가 2월 말 대비 약 35% 증가했다.

제주신라호텔은 스냅 촬영과 앨범을 제공하는 ‘스위트 숨비포토’ 프로그램으로 인기다. 1980년대 예식장 분위기로 꾸민 뉴트로 콘셉트의 연회장에서 부모님의 결혼사진과 비슷한 모습으로 촬영해 20~30대 신혼부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은 게 2013년 이후 7년 만”이라며 “해외 신혼여행이 취소돼 상심이 큰 신혼부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배정된 객실에서 체크인을 받을 수 있는 ‘프라이빗 체크인 서비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 대여, 3박 이상 시 스위트룸 무료 업그레이드 등의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롯데호텔제주는 3박 이상 숙박하면 스위트룸 업그레이드, 미니 꽃다발 등을 받을 수 있다. 글래드호텔은 ‘허니문 클라쓰’ 패키지 이용객들에게 렌터카 서비스, 룸서비스 조식, 와인과 샴페인잔, 커플 목욕 가운 등을 선물한다. 제주 지역 호텔들은 신혼여행객이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도록 레이트 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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