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예배가 두려움이 되는 상황에서



처음엔 그저 잠시 조심하면 될 줄 알았다. 중국에서 사태가 매우 심각하지만,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도 주춤하고 사망자 수도 거의 없으니 며칠만 지나면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31번 환자의 확진 판정 이후 사태가 급변했다. 한국 사회가 잠정적으로 마비된 듯한 혼돈에 빠져버렸다. 전염병이 무서운 건 질병이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로 퍼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호 불신과 공포, 증오에 이르는 관계적 질병이 퍼져간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국교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신천지를 매개로 집단 감염된 현 상황에서 이전부터 제기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둘째 치자. 정통 교회에서도 예배와 모임 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일이라는 경종을 주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례 없던 예배 중단과 모임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의심하며 감시하는 사회적 시선의 따가움 가운데 서니 올바른 믿음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예배가 공포가 되는 상황에서 교회와 성도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부 교회는 오래전부터 논쟁이 됐던 온라인 예배로 ‘첨단기술 시대’의 교회론을 실행한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예배와 주일성수를 강조하는 한국교회 전통에서 예배를 중단하는 일은 예배의 실용화와 세속화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예배는 그렇다 쳐도 온라인 헌금은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불편하다.

이번 기회에 진정한 예배와 교회에 대한 진지한 묵상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과의 만남에서 참된 예배자는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을 찾는 자라고 말씀한다.(요 4:20~25) 하나님이 찾는 것은 예배라는 형식보다 예배자에 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지금 간절히 하나님을 구하고,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해 기도할 때다. 불필요한 논쟁보다 ‘신령으로’ 또 ‘진정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고 서로 중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일상 및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신령과 진정으로 사는 법을 알게 된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골 3:23) 위기 상황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이렇듯 삶에서 예배할 수 있길 기대한다.

지금 예배자의 숭고한 마음으로 헌신하며 수고하는 분들이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질병 치료와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중한 분들이 있다. 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한다. 이런 시국에 부족한 일손을 도우려 많은 의료인이 대구·경북 지역으로 자원했다고 한다.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사업장의 임대료를 절감해주자는 ‘착한 건물주’ 캠페인도 들었다. 익명으로 의료인과 봉사자들의 마스크를 구입해 전달한 분도 있다. 이런 분들이 진정한 예배자인지 모른다. 이들은 고통당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실천하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숭고한 봉사만이 사랑의 실천은 아니다. 스스로 조심해 항상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불편함을 감내하며 서로를 격려하자. 주변의 환우를 감싸며 중보하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경계하며 사재기를 삼가자. 정부와 관공서 직원들 및 봉사자들의 안내를 잘 따라주는 모든 행위가 성숙한 시민의식뿐 아니라 위기를 대하는 예배자의 미덕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적 삶과 관계가 단절됐지만,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 깊어지길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는 삶의 예배가 무엇인지를 놓고 기도하며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

윤영훈(성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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