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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박영돈 교수] “주기도문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와 ‘밥’이죠”

박영돈 작은목자들교회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관악구의 교회에서 자신의 책 ‘밥심으로 사는 나라’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주기도문을 “역사상 가장 끔찍한 순교자”라고 했다. 너무나 중요한 기도이지만, 별생각없이 주문처럼 되뇌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복음서에 기록된 주기도문(마 6:9~13)은 예수가 제자에게 직접 알려준 기도다. 1세기부터 지금껏 수많은 교회 지도자와 신학자들이 이를 ‘바른 기도의 전형’이자 ‘복음의 함축본’이라 정의했다.

이런 주기도문을 ‘하나님 나라’와 ‘밥’으로 요약한 신학자가 있다. 신간 ‘밥심으로 사는 나라’(IVP)의 저자 박영돈(66) 작은목자들교회 목사다. 그는 이 두 단어를 축으로 주기도문을 해석해야 하나님 진의를 제대로 짚을 수 있다고 말한다. 22년간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를 지내다 2018년 조기 은퇴 후 목회에 전념하는 그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교회에서 만났다.

박 목사는 구원론과 성령론 등을 주로 강의한 조직신학자다. 성경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주기도문을 파고든 건 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전 교인이 140명인 이 교회엔 청년과 3040세대가 대다수인데, 기도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성도의 기도 훈련을 위해 박 목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주기도를 다룬 국내외 서적을 탐독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이 책에도 댈러스 윌라드, 스탠리 하우어워스, 로완 윌리암스, 김영봉 등 국내외 신학자의 견해가 두루 인용됐다.

박 목사는 “주기도를 다룬 좋은 서적이 많아 출간을 망설였지만, 회중의 눈높이에 맞게 ‘주기도 신학’을 쉽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이 책으로 더 많은 성도가 주기도에 담긴 놀라운 축복과 특권을 발견하고 자신의 기도 생활을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책에서 그는 주기도에 담긴 간구를 6개로 나누며 전반부를 ‘하나님을 향한 청원’으로, 후반부를 ‘우리의 청원’으로 소개한다. 그러면서 전자를 하나님 나라로, 후자를 밥이란 키워드로 일관되게 풀어낸다. 그는 “인간은 항상 먹고사는 일, 즉 밥에 발목이 잡혀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지 못한다”며 “매일 하나님이 나를 먹인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일용한 양식을 구하는 것은 주기도의 핵심이다. 박 목사가 책 이름에 ‘밥심’을 넣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주기도의 문구를 낱낱이 해부해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그는 주기도 첫마디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의 주관자’임을 상세히 논증한다. ‘이름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고’의 의미를 풀면서는 “한국교회로 하나님 이름이 모독받는 참담한 현실을 놓고 애통하며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나라가 임하시고’에선 “물신숭배 문화에 찌든 사회와 직장에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자”고 권한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선 “탐심을 버리고, 가진 것을 소외된 이에게 흘려보내는 진정한 번영을 추구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도출한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해석하면서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 한국교회와 나라, 우주까지 기도 범위를 확장할 것을 주문한다. 세상이 악으로 망가진 것을 비관하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자세로 기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종국에는 그리스도인이 복음의 축소판인 주기도를 매일 기도함으로써 참된 성도, 참된 교회가 되자고 당부한다.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 등의 책을 펴내며 한국교회에 고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는 “최근 교회가 너무 정치적으로 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목회자의 과격한 언사를 우려한 것이다. 박 목사는 “정치관이 신앙보다 절대적인 게 돼선 안 된다”며 “특별히 그리스도인의 비판은 나라를 살리기 위한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비판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국가보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추구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지혜롭지 못한 행동으로 주님의 교회를 허무는 일을 삼가고, 주기도처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며 우리 자신과 교회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일에 주력하자”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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