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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성탄선물’ 4가지 경우의 수 거론… 트럼프 “미사일 대신 꽃병”우회 압박



북한이 미국에 경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놓고 여러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당초 성탄절을 앞두고 도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한은 25일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예상보다 도발을 늦춘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의 감시 활동이 크게 강화되면서 군사적 경고에 북한이 움찔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북한이 기대했던 정치적 효과를 이미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시기만 미뤘을 뿐 연말이나 내년 초 등 극적인 시기를 골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선물의 종류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분석한 경우의 수는 크게 4가지인데 가장 유력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다. 북한의 도발은 대북 제재 완화를 허용하지 않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시험을 재개할 경우 미국의 충격파는 클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WP는 북·미 관계의 완전한 단절,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보다는 덜 극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거론되는 것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다. 미국 인공위성은 북한의 해군 조선소 2곳을 감시해왔는데, 이달 초부터 평양 인근 남포조선소에서 미사일 해상 발사 시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활동이 급증했다.

차원이 다른 도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3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 우주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다단계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다. 다단계 로켓은 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을 갖춰야 하는데 북한이 고난도 기술을 공개해 미국을 놀라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팽창시킨 풍선이나 금속조각 뭉치 등을 이용해 미국의 값비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기만하는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선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괜찮다”면서 “그것들(북한의 도발)이 오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어떤 조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그는 이어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면서 “아마도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내게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꽃병 같은 선물을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장병들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군대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 압박에 엄중한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북한이 도발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사항을 전달한 셈이다.

북한의 선물에 대해 ‘꽃병’을 언급하며 농담처럼 받아들였지만 북한이 실제 도발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강공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군사적 카드보다는 대북 제재의 엄격한 이행 등의 선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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