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만 남았는데… ‘대박-중박’ 예측 불허

사진=AFP연합뉴스
 
류현진이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인권 선서의 날’ 행사에서 펼침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현재 소속팀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거물 자유계약선수(FA) 행선지가 거의 대부분 결정났다. A급 중 미정인 선수는 사실상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뿐이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FA 계약 소식 속에서 류현진의 앞길에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좌완 FA 매디슨 범가너(30)가 5년간 8500만 달러(약 996억원·연평균 1700만 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범가너의 계약 체결로 이제 FA 시장에 남은 에이스급 선발 투수는 2019시즌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과 좌완 댈러스 카이클 정도다. 카이클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 류현진의 경쟁력에 한참 뒤떨어진다. 여기에다 비록 FA 계약은 아니지만 류현진의 행선지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빅딜을 통해 사이영상 2회 수상자 코리 클루버를 손에 넣었다.

즉 아직까지 확실한 선발을 찾지 못한 팀들에게 류현진은 차선책으로 가장 좋은 수가 된 셈이다. 선택권이 크게 줄어든 만큼 다수 구단이 류현진 쟁탈 경쟁에 합류할 경우 그의 몸값은 크게 오를 수 있다. 특히 게릿 콜(뉴욕 양키스)에 이어 호시탐탐 노렸던 범가너와 클루버를 모두 놓친 빅 마켓 구단 LA 다저스가 7년간 팀내 선발진의 일원으로 활약한 류현진에게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류현진으로서는 에이전트가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 앤서니 랜던(LA 에인절스)에게 최고 수준의 몸값을 안긴 스캇 보라스라는 점이 믿는 구석이다.

그런데 범가너의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다소 낮다는 점이 변수다. MLB닷컴의 FA 순위에서 범가너는 류현진(7위)보다 두 단계 높은 5위에 올랐다. 기존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포함, 다수 팀들이 그를 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1억 달러를 넘는 수준의 계약이 예상됐지만 이에 한참 못미쳤다.

범가너의 가격을 낮춘 것은 내구성이다. 2014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범가너는 2011년부터 6년 연속 200이닝을 넘긴 철완이지만 2017년과 지난해 도합 240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류현진도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단 213⅔이닝만 던진 부상 경력을 안고 있다. 더구나 류현진은 범가너보다 나이가 두 살이 더 많다. 범가너의 FA 결과와 맞물려 부상 이력과 나이가 부각된다면 류현진의 FA 대박 계약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